‘10초에 1명씩 접근’ 미성년자 성매매수단 채팅어플

‘10초에 1명씩 접근’ 미성년자 성매매수단 채팅어플

입력 2013-03-28 00:00
수정 2013-03-28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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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과 성별만 입력하면 조건만남 쪽지 ‘주르륵’채팅어플로 성매매 남성 유인, 떼강도 10대 13명 검거

스마트폰 채팅어플로 남성들을 유인해 강도행각을 벌인 A(15)군과 B(15)양을 검거한 경찰은 B양에게 범행에 사용한 스마트폰 채팅어플을 실행시켰다.

B양은 성별과 지역 등만 입력하면 간단하게 익명으로 대화를 할 수 있는 어플을 실행했다.

’15세 女, ○○지역’이라고 간단한 자기소개만 입력했는데도 스마트폰은 불이 나게 알람을 울려댔다.

10초에 1명꼴로 이른바 ‘조건만남’을 바라는 성매매 남성들이 쪽지로 대화를 신청했다.

B양은 이렇게 접근한 수많은 남성 중 돈이 많을 것 같은 사람만 골라 만나자고 제안했다.

전화번호나 스마트폰메신저 아이디를 교환해 연락을 취한 뒤 모텔 앞에서 만나자고 유인했다.

B양이 남성들을 모텔로 유인해 들어가면 나머지 일당이 피해남성이 샤워하거나 옷을 벗는 사이를 틈타 방안으로 들어가 폭행해 금품을 빼앗았다.

10대 14명이 5~8명씩 남녀로 짝을 이뤄 떼강도 행각을 벌여 모두 11차례에 걸쳐 금품은 600여만원 상당을 빼앗았다.

간단하게 미성년자와 성매매하려고 스마트폰 채팅어플로 B양에 접근한 남성의 연령은 20대에서 50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이들 대부분은 강도를 당하고도 미성년자와 성매매하려는 사실을 들킬까 봐 신고도 하지 못했다.

경찰조사로 신원이 드러난 39세의 피해 남성은 가해 청소년들을 눈앞에 마주하고도 모르는 애들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경찰은 이 남성의 통화내역을 분석해 성매매 시도사실을 파악했고, 강도짓을 한 청소년들도 “저 아저씨가 맞다”고 인정했으나 한 가정의 가장인 이 남성은 계속 부인했다.

인터넷 검색창에 해당 채팅어플을 치면 ‘조건만남 후기’, ‘미성년자 공략법’ 등이 수도 없이 검색된다.

게시글 중 일부는 미성년자와 성관계하는 방법을 설명서처럼 써놓기도 했다.

강도행각을 벌인 14명의 10대 청소년 중 13명을 검거한 경찰은 “해당 스마트폰 어플을 이용하는 대부분이 성매매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추측된다”고 밝혔다.

경찰은 “채팅어플로 강도행각을 벌인 10대들도 문제지만 익명성 속에 숨어 미성년자와 성매매를 시도하는 어른들도 심각한 범죄를 저지른 것”이라며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익명 채팅앱이 미성년자 성매매의 온상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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