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 아들 찾기 ‘SNS수사’로 찾아

가출 아들 찾기 ‘SNS수사’로 찾아

입력 2013-04-11 00:00
수정 2013-04-1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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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SNS 수사가 가출 학생을 찾는데 큰 몫을 해냈다.

지난해 초 부산의 한 대학에 골프 특기생으로 입학한 A(19) 군.

세미프로 자격을 가진 A군은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입문을 준비하는 등 장래가 촉망되는 골프선수였다.

그러나 대학 진학 후 연습을 게을리하자 아버지 B(55) 씨는 지난해 3월 따로 살고 있던 A 군을 집으로 강제로 불러들였다. 긴 머리를 짧게 깎아버리고 휴대폰도 압수했다.

두 달간 아버지와 갈등을 겪던 A 군은 지난해 5월 27일 오후 집을 나간뒤 연락이 끊겼다.

곧 돌아오겠거니 여긴 아들의 행방은 몇달이 지나도록 묘연했다. B 씨는 결국 현상금 500만 원까지 내거는 등 백방으로 아들의 행방을 수소문했지만 모두 헛수고였다.

그렇게 10개월이 지났고 B씨의 애간장은 타 들어갔다.

아들이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B씨는 지난달 25일 경찰을 찾아와 실종 수사를 요청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먼저 A 군의 지인 200여 명의 연락처를 발췌했다. SNS 상의 사진 분석을 하던 중 A 군이 찍힌 사진 오른쪽에 놓인 맥주컵의 상호를 토대로 이틀 만에 A군을 찾아낸 것이다.

A 군은 아버지의 심정도 모른 채 한 주점에서 아르바이트하고 있었다.

A 군은 자신의 위치를 추적당할까 봐 휴대폰 번호까지 바꾸고 연락을 끊었지만 젊은 나이이다 보니 ‘사회관계망’(SNS)까지 끊지는 못했던 것.

10개월 만에 아들을 찾은 B씨는 부산경찰청 홈페이지에 감사의 글을 남겼다.

B씨는 “아들이 가출한 뒤부터 납치, 장기 매매, 우발적인 살인 등 최악의 상황만 떠올라 1년 동안 고통의 나날이었다. 내 조급함 때문에 일어난 일이었고 개인사에 낭비된 공권력에도 죄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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