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끼니도 거른다’…잔류자 위해 아침 굶고 귀환

’이젠 끼니도 거른다’…잔류자 위해 아침 굶고 귀환

입력 2013-04-11 00:00
수정 2013-04-11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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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운영 중단…납품기일 맞추려 남은 원자재 갖고 귀환

가동 잠정 중단 사흘째인 11일 개성공단에는 조업장을 지키는 최소 인력만이 남아 ‘정상화’만을 애타게 기다렸다.

이들은 먹거리 부족으로 일부 끼니까지 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입주기업 근로자는 거래처에 납품 기일을 맞추기 위해 공단에 남아 있는 원자재를 갖고 돌아오는 등 피해 최소화에 안간 힘을 썼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근로자 25명과 차량 18대가 돌아왔다. 이날 중으로 10명, 5대가 더 귀환할 예정이다.

귀환한 근로자들은 “개성공단에는 이제 업체별로 1~2명만 남아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개성공단 식당 운영이 중단됐고 식자재도 바닥 난 최악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귀환한 근로자들은 먹을 것이 부족해지자 잔류자들을 위해 대부분 아침을 먹지 못했다. 일부 잔류자들도 끼니를 거르는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근로자는 귀환 직후 “먹을 게 없어서 못먹었다”며 배고픔을 호소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근로자들은 기업인들의 조기 방북으로 하루빨리 정상화되기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한다.

개성공단기업협회는 범 중소기업계 대표단을 꾸려 북한의 태양절(김일성 생일·4월15일) 이후 방북을 추진 중이다.

등산화업체에서 본부장으로 있는 주재인(54)씨는 취재진과 만나 “현재로선 17일에 (방북 대표단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마음뿐”이라며 “빨리 해결되기만을 바란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남측에도 생산공장이 있는 일부 업체들은 납품기일을 맞추기 위해 원자재를 도로 들고 나왔다.

주 본부장은 “우리 기업은 이제 아무도 남지 않았다”며 “신발을 만들 수 있는 원자재를 조금이라도 갖고 나왔다”고 밝혔다.

또 다른 의류업체 근로자는 “세관에 미처 신고하지 못한 원자재까지 들고 나오느라 벌금까지 낼 뻔 했다”며 “그래도 지금으로선 이렇게 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귀환 예정인 35명이 모두 돌아오면 개성공단에는 우리 국민 261명과 중국인 1명이 남게 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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