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없이 맡긴다… 쑥쑥 크는 ‘공동육아’

걱정없이 맡긴다… 쑥쑥 크는 ‘공동육아’

입력 2013-04-22 00:00
수정 2013-04-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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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협동 어린이집 113곳으로

대구 북구에 있는 공동육아 노마어린이집에서는 한 달에 한번 연령별 ‘방모임’이 열린다. 교사와 학부모, 아이들이 모여 지난 한 달을 되돌아보고 다음 한 달을 구상한다. 어린이집 운영에 관한 주요 사항들은 1박2일의 모꼬지와 총회에서 결정한다. 이곳 학부모이자 시설장인 김은주(41·여)씨는 “기존 어린이집에서는 아이들을 정해진 시간에 맡길 뿐이지만, 여기서는 부모들이 참여하면서 아이들의 양육에 대해 고민할 기회를 갖는다”고 말했다.

무상보육 시행 후 어린이집의 과도한 특별활동, 부실한 급식·간식 등 부작용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부모들이 직접 어린이집을 운영하며 이를 해결하는 ‘공동육아 어린이집’이 늘고 있다. 공동육아 어린이집은 부모들이 조합을 설립하고 어린이집의 운영 원칙과 교사 채용, 교육내용 등 모든 운영을 책임진다. 1994년 서울 신촌에 세워진 ‘우리어린이집’이 시초다.

부모가 조합을 설립해 운영하는 어린이집은 2005년 영유아보육법에 ‘부모협동 어린이집’이라는 이름으로 어린이집의 한 유형에 포함됐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부모협동 어린이집은 2005년 42곳에서 지난해 113곳으로 늘었다. 특히 만 0~2세 무상보육이 시행된 지난해 24곳이 늘어 증가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부모협동’이 어린이집의 운영 형식을 규정한 개념이라면 ‘공동육아’는 ‘부모들이 참여해 아이들을 함께 키운다’는 어린이집의 운영 철학까지 아우른 개념이다. 공동육아 운동을 이끄는 단체인 ‘공동육아와 공동체교육’에 가입된 어린이집(회원)은 지난해 기준으로 65곳이다.

부모들의 적극적인 참여는 보육서비스의 질 향상으로 이어진다. 서울 광진구 구의동 산들어린이집은 담임교사 1명당 맡는 아동이 최대 12명으로 일반 어린이집(최대 20명)보다 훨씬 적다. 생활협동조합에서 구매한 유기농 식재료로 점심 식사를 만들고, 주입식 특별활동 대신 전통놀이, 나들이, 요리, 텃밭가꾸기 등의 활동을 한다. 학부모 이창준(37)씨는 “교육 프로그램이나 먹거리 등 어느 하나도 부모들이 빠짐없이 참여해 걱정거리가 없다”고 말했다.

공동육아를 통해 하나의 공동체가 형성된다는 점도 장점이다. 학부모 조은희(38·여)씨는 “‘마실’이라는 활동으로 아이들과 부모들이 서로의 집을 오가고 대소사를 챙기면서 우리가족 외에도 많은 가족이 생긴 느낌”이라고 말했다.

복지부 역시 대안적인 보육문화로 공동육아에 주목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컨설팅 제공, 매뉴얼 보급, 시설·장비비 지원 등 초기 설립을 지원할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2013-04-22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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