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공교육 특별법 시행령 만들어 내년 시행 목표

새누리당 강은희 의원 등이 30일 발의한 ‘공교육 정상화 촉진에 관한 특별법안’(공교육 특별법)은 각급학교의 내신 시험과 입학시험에서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내용을 배제하는 데 초점을 뒀다.

정부는 공교육 특별법을 현장에 적용할 때 혼란이 없도록 정책연구를 추진해 구체적인 시행령안과 시행지침을 만들기로 했다. 사교육업체의 선행교습을 막는 규제는 이번 법안에 담지 않았다.

◇선행학습 유발 시험 금지…정부 시행령안 제정에 들어가

공교육 촉진 특별법안은 용어정의 항목에서 ‘선행교육’을 설명하고 있다.

학생이 정규 교육과정을 넘어서 공부하는 ‘선행학습’이나 학원에서 앞선 교육과정을 가르치는 ‘선행교습’이 아닌 이 단어를 선택,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내용을 시험에 내지 못하게 법으로 막아 공교육에서 선행교육을 추방한다는 취지를 드러낸다.

교육과정의 성취도를 평가하는 지필고사, 수행평가 등 내신 시험이나 상급학교 진학 시험에 교육과정을 벗어나는 문제가 나오면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학교 수업은 결국 파행을 겪게 된다는 판단이다.

법안은 또 학교장·교사·학생·학부모 등 교육 과정에서 참여하는 모든 당사자에게 선행교육이 시행되지 않도록 하는 역할이나 책무를 부여하기도 했다.

정부는 이번 법안 발의를 계기로 구체적인 시행령안 마련에 들어갔다.

이 법안이 규제하는 시험 대상으로 중간·기말고사뿐 아니라 모의고사나 배치고사 등 다른 종류의 시험도 포괄하고 법안에서 위임한 구체적인 절차를 명확히 하기 위해서다.

정부는 이를 위해 3∼4개월간 정책연구를 진행하고 현장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연말께 시행령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또, 연말에 세부시행지침을 각급 학교에 내려 보내 내년부터 이 법령이 시행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학원 선행교습 금지 제외에 찬반 엇갈려

이번 법안에 사교육 업체의 선행교습을 금지하는 규정은 빠졌다.

이상민 민주통합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안’에서 학원 등이 선행교습을 하지 못하게 하고 이를 어기면 학원 등록을 말소하는 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한 것과 대조적이다.

6월 국회에서 이상민 의원안과 병합처리되는 과정에서 사교육 규제 부분이 어떻게 결론이 날지 주목된다.

이번 법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여당 측과 협의한 교육부는 우선 공교육 정상화에 초점을 맞췄으며 사교육업체의 선행교습을 법으로 규제하는데는 현실적·법리적인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국회에서 법안 논의과정을 지켜보면서 사교육 부분은 추가로 검토하겠다”며 “학원 단속 등을 통해 학원에서 불법·편법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계속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교육업체의 선행교습을 금지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학원들은 당연히 반대하고 있으며, 교육계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김무성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사교육기관의 선행학습까지 금지하는 것은 위헌 소지가 있을 수 있다”며 “학원 규제를 명문화하지 않더라도 수능을 문제은행식으로 내고 지나치게 어려운 논·구술에 대한 정부의 명확한 기준과 해석을 제시하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범이 참교육학부모회 회장은 “학원을 규제하지 않을 경우 정책이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며 “사교육 시장을 규제하지 않으면 선행학습이 어떻게든 학교 교육과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교육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초중고생 학부모의 78.5%가 학원의 선행학습을 제한해야한다는 의견이라는 설문조사 결과를 이날 공개했다. 이 단체는 “정부와 여당은 사교육기관의 선행교육 규제에 나서야한다”며 “사교육기관의 상품판매와 홍보를 금지하는 선행학습금지법을 제대로 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