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항공청, 사실관계 조사 후 과징금 등 제재 방침
부산을 기반으로 한 저비용항공사인 에어부산이 제주행 항공기가 결항되자 김포행 항공기를 제주 노선에 투입하는 이른바 ‘항공기 돌려막기’를 해 항공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22일 에어부산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7시께 김해공항에서 김포행 에어부산 BX 8800편이 출발시각 10분여를 남겨두고 결항됐다.
항공기에 탑승하기 위해 출발장에 있던 승객 59명은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다.
승객들을 더욱 분노케 한 것은 에어부산이 결항됐다던 김포행 항공기를 제주행으로 변경해 승객을 탑승시켰다는 점이다.
알고 보니 승객 110여명이 탑승예정이었던 제주행 항공편 기체에서 결함이 발견돼 결항되자 이보다 승객이 적었던 김포행 항공기를 결항시키고 대체 투입해 ‘항공기 돌려막기’를 한 것이었다.
승객 중 일부는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에 예정된 국제선 연결편을 놓치거나 스케줄이 꼬이는 바람에 큰 불편을 겪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제주행 항공기는 결항될 경우 섬이라는 특성상 대체 교통편이 없어 상대적으로 승객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내린 불가피한 조치”라며 “승객들을 다음편 항공기로 수송하거나 환불조치했다”고 해명했다.
김해공항을 감독하는 부산지방항공청은 에어부산의 항공기 돌려막기가 현행법을 위반한 사항으로 보고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있다.
항공법 시행규칙에는 기상상태, 항공기 접속관계, 예견하지 못한 정비, 천재지변 등 불가항력적인 사유나 부득이한 사유로 출발 10분 전까지 지방항공청에 편명, 운항시간 변경 등의 사업계획변경을 신고할 수 있다.
그러나 에어부산은 기체결함이 있는 해당 항공편의 결항 대신 다른 노선을 결항시켜 투입해 현행법을 위반했다는 것이 항공청의 입장이다.
위반시 항공사는 국제선 5천만원, 국내선 1천만원의 과징금이 부과된다.
항공업계에서는 이런 항공기 돌려막기 행태가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항공기 보유수가 적은 저비용항공사의 경우 탑승률이 높은 국제선이나 국내선 항공편이 결항될 경우 승객서비스를 이유로 승객이 적은 항공편을 결항시켜 투입하는 돌려막기가 이뤄지고 있다.
부산지방항공청은 승객불편이 이어지자 지난해 4월부터 항공기 돌려막기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있지만 항공사들의 편법을 뿌리뽑지 못하고 있다.
항공청의 한 관계자는 “항공사들이 문서상으로 결항 등을 보고하고 운항횟수가 많기 때문에 적은 인력으로 항공기 돌려막기를 완전히 파악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부산지방항공청은 지난해 제주공항에서 ‘항공기 돌려막기’를 한 제주항공에 대해 과징금 부과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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