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CJ수사’ 2라운드…5일만에 체포·압수 속전속결

檢 ‘CJ수사’ 2라운드…5일만에 체포·압수 속전속결

입력 2013-07-30 00:00
수정 2013-07-30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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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비리 →로비 수사로 신속전환…전군표 소환 임박

검찰이 CJ그룹의 세무조사 로비 의혹과 관련해 30일 핵심 인물인 전군표 전 국세청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면서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검찰은 이날 전 전 청장의 자택과 함께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에 찾아가 2006년 CJ그룹 세무조사 자료를 확보하는 등 수사의 고삐를 바짝 죄는 모양새다.

검찰은 CJ측 뇌물을 받은 혐의로 허병익 전 국세청 차장을 지난 26일 체포한 이후 30일까지 닷새 동안 체포, 출국금지, 압수수색까지 필요한 절차들을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검찰이 지난 18일 수백억대의 탈세·횡령 등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기업비리 사건을 처리한 지 1주일여만에 로비 수사로 곧바로 전환해 의혹 규명에 나섰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윤대진 부장검사)는 지난 18일 CJ그룹 이재현 회장을 546억원대 세금 포탈 및 963억원대 횡령, 569억원대 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비자금 조성 의혹 사건을 끝내면서 검찰의 CJ그룹 수사는 일단락되는 듯했다. 비자금의 사용처에 대한 의문이 남았지만 검찰은 ‘단서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수사 결과를 발표한 당일 검찰은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에 대해 “구체적인 단서가 확인되거나 발견된 게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은 26일 허 전 국세청 차장을 전격 체포, 이튿날 구속했다.

이 회장의 개인 비리로 끝나는가 싶던 CJ그룹 수사의 ‘2라운드’를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허씨에게는 2006년 7월께 CJ그룹에 대한 국세청의 세무조사 무마 등과 관련해 편의를 봐 달라는 청탁과 함께 30만 달러와 명품 시계를 받은 혐의가 적용됐다.

그러나 허씨는 자신이 ‘중간 전달자’에 불과하며 실제로 금품을 받은 건 전군표 전 국세청장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허 전 차장의 ‘배달사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전 전 청장에 대한 로비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전 전 청장의 소환 조사가 임박한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전 전 청장은 수뢰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전 전 청장은 2007년 11월 정상곤 전 부산지방국세청장에게서 인사 청탁과 함께 6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지난 2011년 초 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그림 로비 의혹 수사에서는 한씨 측에서 그림을 뇌물로 받은 의혹으로 조사를 받았지만 무혐의 처분됐다.

이번에 검찰은 이재현 회장의 비리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국세청 로비 등에 대한 수사 정보를 충실히 축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8년 CJ의 전 재무팀장 이모 씨의 살인교사 혐의 수사 과정에서 알려진 세무조사 로비 의혹에 대한 정황들도 수사에 도움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팀장은 이 회장의 비자금을 빼돌렸다가 쫓겨난 뒤 복직을 원하는 편지를 보냈으며 편지에서 임원의 로비 덕택에 이 회장이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2009년 수사 내용도 이번 수사의 밑거름이 됐다. 당시 중수부는 CJ그룹이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을 통해 세무조사 무마 로비를 한 의혹을 파헤쳤다.

검찰이 CJ그룹의 로비 의혹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내면서 검찰의 칼끝이 어디까지 겨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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