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욕장 인산인해 ‘피서 절정’…전력·가축관리 비상
37도까지 치솟는 ‘가마솥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전국의 피서지는 몰려드는 인파로 절정을 맞고 있다.
하지만 폭염에 시달려 병원을 찾는 환자가 급격하게 증가했으며, 농작물·가축 관리와 전력수급에는 비상이 걸렸다.
◇ 전국 곳곳에 폭염 특보
7일 경남 김해시 생림면 봉림리의 낮 최고기온이 전국 최고인 37.7도까지 치솟는 등 전국이 34도 안팎의 혹서를 보였다.
대구와 경북 14개 시·군에 폭염경보가 내려져 있는 등 대구·경북 대부분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또 광주와 전남 10개 시·군에 내려진 폭염주의보가 이날 폭염경보로 대치됐다. 충청, 경남, 강원, 제주 등 전국 곳곳에 폭염특보가 내려져 있다.
대구에서는 올해 들어 벌써 22일간의 열대야를 기록하는 등 ‘잠 못 드는 밤’이 이어지고 있다.
대구기상대는 “오는 9일 서울과 강원 영서지역에 비 소식이 있긴 하지만 당분간 낮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으로 오르는 무더위가 계속되겠다”고 예보했다.
◇ 해운대 등지는 피서 절정
전국의 해수욕장을 중심으로 피서지는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은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주말인 지난 3~4일에만 150만명의 인파가 몰렸고 같은 기간 부산지역 7개 해수욕장에 모두 490만명이 찾아 물놀이를 즐겼다.
서해안 최대 해수욕장인 충남 보령 대천해수욕장에는 평일에도 피서객 4만6천여명씩이 몰렸고 해수욕장 내 야영장에도 텐트 120여동이 가득찼다.
인천 을왕리와 왕산 해수욕장에는 평일 7천명, 주말 4만~5만명이 찾고 있으며, 제주 이호테우해변과 중문색달해변 등지에도 물놀이 인파로 북적거리고 있다.
◇ 온열 질환자 수 급증
무더위로 병원을 찾는 환자도 크게 늘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6월 2일부터 지난달 22일까지 폭염 때문에 응급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은 온열 질환자 수는 사망자 2명을 포함, 모두 360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113명보다 3배이상 증가한 것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온열 질환자 수가 유독 많았던 것은 일찍부터 무더위가 시작된 데다 낮 최고기온이 예년보다 훨씬 높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온열 질환자가 늘자 각 지자체는 폭염대응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특별팀을 구성해 비상근무를 하고 있다.
지자체들은 보건소 등과 연계해 폭염에 취약한 노인들을 위한 쉼터를 운영하거나 취약계층 방문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적극적인 관리에 나섰다.
◇ 농작물·가축 생육 위기
폭염은 농작물과 가축 생육에 큰 지장을 주고 있다.
전북농협에 따르면 올해 접수된 가축재해보험 피해 건수는 모두 61건으로 이 중 양계장 피해가 49건으로 가장 많았다.
영동 일부 지역에서는 폭염으로 고추와 옥수수 잎이 시들거나 타들어가 농민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충북농업기술원은 이상고온의 영향으로 음성·진천 지역을 중심으로 외래 해충인 미국선녀벌레가 확산돼 주의보를 내렸다.
충북 단양지역 마늘 재배농가 30곳을 표본 조사한 결과 53%의 농가에 보관 중인 마늘에서 뿌리응애가 관찰되기도 했다.
축산농가들은 닭과 돼지 등이 무더위에 쓰러지지 않도록 대형 환풍기와 선풍기를 돌리고 지붕에 물을 뿌리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경기도북부청은 축산농가 343곳에 18억원을 들여 대형 환풍기를 지원했으며 가축용 비타민C제제 1억3천만원어치를 나눠주기도 했다.
◇ 전력 수급도 비상
전력 수급에도 비상이 걸려 지자체들이 실내 냉방온도를 제한하는 등 전력 위기에 대응하고 있다.
인천시는 정오부터 오후 5시까지 냉방 가동을 제한해 전년보다 15%의 에너지 절약을 목표로 세웠으며, 7월 한달간 총 1만8천500여 곳의 상가를 대상으로 개문냉방 업소를 단속해 6곳에 대해 경고 조치했다.
폭염으로 인한 단전이나 정전 상황에 대비해 축산농가에 자가발전기 지원사업을 벌이는 지자체도 있다.
주요 대기업도 전력 사용 줄이기에 나선 가운데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은 주물 용해로의 가동을 하루 2시간씩 중지하는 한편 하루 4시간씩 사무실의 냉방기와 사무기기를 끄고 있다. SK에너지는 혹서기에 하지 않았던 주요 공정의 정기보수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절전 규제나 산업체 휴가조정 등을 시행하면서 전력예비율이 9% 이상으로 현재로서는 안정적”이라며 “하지만 전력상황은 갑자기 나빠질 수 있으므로 오후 2시부터 5시 사이 피크 타임 때 전기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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