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정치적 색채 지우고 재판”…선거법 위반·알선수재 혐의 별도로 심리 국정원 전·현직 직원 8명 등 증인 채택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국정원의 정치관여·선거개입 의혹을 반박한 데 이어 12일 건설업자로부터 억대 금품을 수수한 개인비리 혐의도 부인했다.두 사건을 별도로 심리하기로 한 재판부는 “가능한 한 정치적 색채를 지우고 재판하겠다”며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 단장 등 국정원 전·현직 간부 4명과 실무진 4명, 황보연 전 황보건설 대표 등을 각각 증인으로 채택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이범균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세 번째 공판준비기일과 알선수재 혐의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잇따라 열었다. 원 전 국정원장은 출석하지 않았다.
앞서 변호인은 국정원 직원의 댓글 활동을 정치관여·선거개입이라 단정하기 어렵고 원 전 원장이 이를 지시했는지, 지시와 활동 간에 인과관계가 있는지, 위법의 인식이 있었는지 등도 불확실하다며 선거법 위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변호인은 이날 원 전 원장의 개인비리인 알선수재 혐의에 관해서도 결백을 호소했다.
변호인은 원 전 원장의 부인이 황보연 전 대표로부터 십장생 모양 순금 20돈과 크리스탈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단지 생일선물이었을 뿐 각종 공사의 수주 청탁 명목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이어 현금 1억1천만원과 미화 4만달러를 받은 사실 자체를 부인하면서 “검찰의 공소사실은 사상누각(沙上樓閣)”이라고 주장했다.
검찰과 변호인이 신청한 증인을 각각 채택한 재판부는 “객관적인 사실 관계와 법리적 다툼을 바탕으로 사법 절차를 진행하겠다”며 “양측이 불필요하게 정치적 주장이나 견해를 내세우면 제재하겠다”고 말했다.
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의 첫 공판은 오는 26일에 열린다. 검찰과 변호인은 각 1시간가량 모두 진술을 할 계획이다.
재판부는 이와 별도로 오는 20일 알선수재 혐의 사건의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원 전 원장의 보석 허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심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