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녀 할머니 포천 빈소 ‘침통’…여·야 조문 행렬

이용녀 할머니 포천 빈소 ‘침통’…여·야 조문 행렬

입력 2013-08-12 00:00
수정 2013-08-12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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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 “아베 망언에 곡기 끊고 좌절”…13일 광화문·日대사관서 노제

“일본 아베 총리의 망언을 뉴스에서 듣고 어머니께선 곡기를 끊을 정도로 좌절하셨습니다. 평생 않던 술까지 드시고…”



위안부 피해자 이용녀 할머니 별세 12일 경기도 포천시 신읍동 포천의료원 고(故) 이용녀 할머니 빈소에서 조문객이 절하고 있다.  지난 11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녀 할머니는 향년 87세로 세상을 떠났다.  연합뉴스
위안부 피해자 이용녀 할머니 별세
12일 경기도 포천시 신읍동 포천의료원 고(故) 이용녀 할머니 빈소에서 조문객이 절하고 있다.
지난 11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녀 할머니는 향년 87세로 세상을 떠났다.
연합뉴스




12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녀 할머니의 빈소가 차려진 경기도의료원 포천병원에서 만난 장남 서병립(61)씨는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서씨는 “어머니께서 뉴스를 보시면서 ‘내 생애에는 (일본이 사과할 거란) 희망이 없는 것 같다’고 자주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빈소에는 여·야 지도부와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서장원 포천시장 등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오전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일본 정부에 사과를 촉구했다. 박혜자, 신경민, 양승조 조경태 최고위원과 김상희 국회 여성가족위원장 등 지도부가 함께 했다.

김 대표는 “일본군 만행을 국제사회에 증언해주신 할머니께서 한을 품고 가신 걸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고 애도했다.

또 조경태 의원은 “세계 어느 나라도 전쟁을 일으키고 사죄하지 않은 나라는 없다”면서 “민주당 최고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아베 정부의 사죄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조윤선 장관은 오후 빈소를 찾아 위안부 피해 사실을 국제 사회에 알리겠다고 다짐했다.

조 장관은 “이 할머니께서 돌아가시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말이 정말 실감난다”며 “전 세계에 위안부 피해 사실을 알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정병국 의원, 김영우 의원 등도 조문했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이날 오후 늦게 빈소를 찾을 예정이다.

이 할머니는 지난해 말 “아들 곁에 있겠다”며 포천에 있는 둘째 아들 병화(53)씨 집으로 왔다.

이 할머니는 최근 당뇨와 폐렴 등으로 건강이 급격히 악화해 열흘 전께 포천병원에 입원했다가 지난 11일 오전 2시 30분께 87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이 할머니는 열여섯 살의 나이에 위안부로 끌려가 미얀마 양곤에서 일본군 성노예로 갖은 고초를 겼었다.

1995년부터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에서 생활하며 일본군의 비인도적 만행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데 앞장섰으나 일본 정부의 사과를 받지 못한 채 광복절을 며칠 앞두고 끝내 숨을 거뒀다.

한편 발인식은 13일 오전 9시 30분 포천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다. 이 할머니의 시신은 고양 벽제승화원에서 화장된 뒤 서울 광화문과 일본대사관 앞 노제를 거쳐 이날 오후 3시께 나눔의 집에 안치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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