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 중 습기 때문에 밤 기온 안 떨어져… “내주부터 열대야 현상 줄어들 것”
밤사이 기온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 현상이 올여름 서울에서 19년 만에 가장 많이 발생했다.연일 열대야가 계속되는 가운데 서울 여의도 물빛광장 분수를 찾은 시민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서울에서 열대야 현상은 지난달 5회, 이달 들어 16회 발생했다. 이달에는 10∼11일 밤사이 하루를 제외하면 매일 밤 열대야 현상을 보인 것이다.
밤에도 기온이 26∼27도를 유지하는 열대야에 시달린 시민들은 밤잠을 설친다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회사원 이승열(35)씨는 “밤에도 더워서 잠을 설치다 보니 다음날 업무에 지장이 있을 정도”라며 “푹 자기 위해서 에어컨을 틀어놓고 자는 날도 있지만 전력난에 전기료까지 걱정이 된다”고 토로했다.
열대야 발생 횟수에 비해 폭염 발생 횟수는 현저히 떨어졌다.
서울에서 낮 최고기온이 33도를 넘는 폭염 발생일은 지난 11일 하루뿐이었다. 대구·포항·울산 등 남부지방에서 연일 35도 이상을 기록하며 지역별 최고기온 기록을 경신한 것과 비교하면 낮 기온은 크게 오르지 않은 것이다.
서울에서 폭염에 비해 열대야 발생이 잦았던 이유는 대기가 습해 밤사이 기온이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49일 동안 이어진 긴 장마가 끝난 뒤에도 잦은 소나기 등으로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은 대기가 습한 상태를 유지했다. 이에 따라 낮에 오른 기온이 밤에도 쉽사리 내려가지 않은 것이다.
이경희 기상청 통보관은 “서울·경기 등 중부지방은 비가 온 날이 많아 낮 최고기온이 크게 상승하지 못한 반면 밤에는 기온이 떨어지지 않고 일정 수준을 유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상청이 17일 오후 8시를 기해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에 내린 폭염주의보를 해제함에 따라 지칠 줄 모르던 폭염의 기세도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주부터 서울 등 중부지방은 아침 기온의 하강폭이 커 열대야가 나타나는 날도 줄어들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