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수신료 현실화’ 대전 공청회…주정민 교수 발제
KBS가 TV수신료를 인상하려면 광고 수익을 줄이거나 수입에서 제외할지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주정민 전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22일 KBS대전방송총국 TV공개홀에서 KBS이사회 주최로 열린 ‘TV수신료 현실화 대전 공청회’에서 발제를 맡아 “공영방송이 수신료에 의존할수록 공영성이 더욱 강해지고, 덩달아 민영방송도 건전해진다”면서 “재원의 안정성을 갖추고 자본으로부터 독립한다면 방송산업의 공영성이 강화되고 프로그램 질이 올라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재원을 전적으로 수신료에 의존하는 영국이나 스웨덴의 예를 들어 건전성을 나타내는 보도 및 시사, 문화, 어린이 프로그램의 시간 비율이 수신료와 광고를 동시에 재원으로 하는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등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고 강조했다.
주 교수는 “수신료를 현재 2천500원에서 100% 인상할 경우, KBS는 광고 수익이 없어도 현재 수준의 재원을 확보해 운영할 수 있다”면서 “KBS의 1년간 광고수입에 달하는 5천800억원은 다른 방송사의 광고비용으로 전이되는 효과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논란이 되는 도덕적 해이나 경영의 방만화를 방지하기 위해 경상비는 광고를 통해 지원하도록 하고, 수신료 인상에 대한 국민의 동의를 구하기 위해 KBS가 광고를 폐지하거나 줄일 것인지 등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토론자로 참여한 김찬석 청주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수신료 인상 문제가 정치 집단 간의 이해관계가 얽혀 30년 넘게 표류하고 있다.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다”라면서 수신료를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김 교수는 “국민은 디지털 방송이 필요하다는데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공공재에 대한 무임승차 의식이 있어 인상 논의가 어렵다”며 “특히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준조세적 성격의 수신료를 인상하는 데 대해 저항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KBS가 소통을 확대하고 재난재해 방송을 강화하는 한편 EBS에 대한 지원 폭을 넓혀 사교육비를 절감하는데 기여한다면 KBS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이번 수신료 인상 논의를 통해 공공갈등을 해소하는 해법을 제시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걸진 경북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에는 이완수 동서대 교수, 최용준 전북대 교수, 최우정 계명대 교수, 김형태 변호사(대전공동모금회회장), 이숙자 녹색평화나눔이센터장도 참여했다.
KBS이사회의 야당 추천 이사들은 이날 공청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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