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피의자 신분…사법 처리 가능성 커진 듯
박영준(53)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원전 브로커로부터 금품로비를 받았다는 혐의를 계속 부인해 검찰이 29일 해당 브로커와 대질신문을 벌였다.이는 수사 대상자였던 박 전 차관이 사실상 피의자 신분이 됐다는 의미여서 사법 처리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부산지검 동부지청 원전비리 수사단은 이날 오후 2시께 박 전 차관을 재소환해 변호사가 입회한 가운데 여당 고위 당직자 출신 브로커인 이윤영(51·구속)씨와 대질신문을 벌였다.
박 전 차관이 지난 27일 1차 소환 때와 마찬가지로 “이씨와 알기는 하지만 몇 년 만에 1∼2차례 볼 정도밖에 안 된다”면서 “그런데 금품을 수수했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검찰은 이씨로부터 2009년 2월을 전후해 한국정수공업의 원전 수처리 설비 계약 유지 등을 위한 청탁과 함께 6천여만원을 건넸다는 진술을 받아내고 이를 뒷받침하는 정황 증거도 상당히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대질신문에서 박 전 차관과 이씨는 서로 얼굴을 붉히는 등 상당히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는 후문이다.
검찰은 이에 따라 이르면 30일 박 전 차관을 세 번째로 소환해 한국정수공업을 위한 외압 의혹 등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인 뒤 기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북 칠곡 출신인 박 전 차관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연고지인 경북 영일, 포항지역 출신인 ‘영포라인’에 가까운데다가 11년간 이 전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77) 전 국회부의장의 보좌관으로 일해 전 정부에서 실세로 불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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