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서도 그리던 내 동생 알아 볼 수 있을지…”

“꿈에서도 그리던 내 동생 알아 볼 수 있을지…”

입력 2013-09-17 00:00
수정 2013-09-17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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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여년 만의 이산가족 상봉 부산 94세 장귀순 할머니

“보고 싶은 마음뿐이지요. 그렇게 헤어질 줄 알았으면…”

17일 부산의 한 요양병원에서 만난 남북 이산가족 상봉 최종 대상자 장귀순(94·부산) 할머니는 지난날을 생각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

곧 만난다는 기쁨도 잠시 장 할머니는 혹여 동생을 못 알아볼까 봐 걱정이 앞선다.

남동생과 이별 한지도 벌써 60여년. 너무 긴 시간 헤어져 있었기에 당시의 기억조차 희미하기때문이다.

강원도 고성이 고향인 장 할머니는 한국전쟁이 발발하고 1.4 후퇴가 시작되면서 남동생 장명석(72)씨와 헤어졌다.

’며칠만 피해 있으면 되겠지’라고 생각하며 가족이 뿔뿔이 흩어졌지만 생이별 시간이 어느덧 60여 년을 훌쩍 넘겨 버렸다.

22살이나 어린 남동생이다 보니 자식처럼 돌보고 예뻐했다. 그래서인지 동생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은 가슴 속 응어리가 돼 버렸다. 급히 피난길에 오른 탓에 이따금 꺼내어볼 사진 한 장 챙기지 못한 것도 너무 후회가 됐다고 한다.

아흔이 넘은 나이. 장 할머니는 이제 거동이 불편해 주위의 도움 없이는 상봉장소까지 가는 것도 힘들다. 그러나 삶이 다하기 전에 동생의 모습을 꼭 봐야겠다는 일념에 상봉을 포기할 수 없었다.

장 할머니는 “그동안 남동생의 생사가 정말 궁금했다. 이번에 만나면 악수부터 할 것”이라며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그는 또 “좋은 옷도 사주고 싶고 뭐든 해주고 싶은 마음이 태산같다”며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상봉에는 남동생 장명석씨와 그의 부인이 함께할 예정이다. 큰아들 김만최(64)씨가 장 할머니를 상봉 장소로 모시고 간다.

아들 김씨는 “어머니 심경을 어찌 말로 다 헤아릴 수 있겠느냐”면서 “비록 짧은 만남이 되겠지만 외삼촌과 외숙모를 부둥켜 안고 그간 어머니 마음속에 응어리진 그리움을 조금이나마 털어내셨으면 좋겠다”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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