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떠돌던 90대 노인 공무원 도움으로 가족 상봉

30년 떠돌던 90대 노인 공무원 도움으로 가족 상봉

입력 2013-11-15 00:00
수정 2013-11-15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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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남동구의 한 공무원이 집을 나와 30년 가까이 요양원 등을 전전하던 무연고 90대 할아버지의 가족을 찾아줘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15일 구에 따르면 장모(98) 할아버지와 요양원 직원은 지난 10월 중순께 논현2동 주민센터에 근무하는 김도현(35) 주무관을 찾아와 주민등록증을 재발급해달라고 부탁했다.

”통장을 잃어버려서 기초생활생계비 등 복지급여를 받을 수 없다. 주민등록증도 없다”는 장 할아버지의 말에 요양원 직원이 주민센터로 안내한 것.

치매 증세로 자신의 이름과 가족사항 등 인적사항을 기억하지 못하는 장 할아버지는 무연고자인 탓에 그동안 주민등록증 대신 사회보장번호로 신분을 확인받고 은행거래 등을 해왔다.

이런 사정을 알게 된 김 주무관은 혹여 주민등록증 재발급이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장 할아버지의 지문을 채취, 경찰에 신분 확인을 의뢰했다.

장 할아버지의 고향이 경북 영주시이고 가족들이 경기도 수원시에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김 주무관은 곧바로 가족들에게 연락했다.

1980년대 집을 나와 혼자 떠돌며 30년 가까이 요양원 등지를 전전하던 장 할아버지는 지난 7일 비로소 가족의 품에 돌아갈 수 있었다.

김 주무관은 “주민등록증을 재발급해 드리려고 시작한 일인데 가족까지 찾게 돼 아주 기쁘다”며 “장 할아버지의 가족들로부터 ‘고맙다’는 인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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