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헬기, 착륙장 안보여 돌아가려한 듯”<전문가>

“사고 헬기, 착륙장 안보여 돌아가려한 듯”<전문가>

입력 2013-11-17 00:00
수정 2013-11-17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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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돌 당시 최저비행고도 아래

16일 일어난 서울 삼성동 아이파크아파트 헬리콥터 충돌 사고는 짙은 안개 때문에 착륙장이 보이지 않아 착륙을 포기하고 선회하다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항공 전문가가 추정했다.

아시아나항공 기장 출신인 정윤식 중원대 교수는 17일 “날씨가 너무 나빠 착륙장이 안 보여 잠실에 착륙하지 못할 것 같다고 판단하고 김포공항으로 돌아가려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영동대교 근처까지 와서 청와대 금지구역 때문에 북쪽으로는 선회할 수 없고 남쪽으로 틀어 남쪽 항로인 대치교, 양재나들목 쪽으로 가는 길에 아이파크아파트가 있다. 아파트 북서쪽 면에 헬기가 부딪쳤는데 헬기가 남쪽으로 틀어서 그렇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헬기가 즉시 눈으로 장애물을 확인하는 시계비행에서 항법장치의 도움을 받는 계기비행으로 전환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계기비행이 제한된 지역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재영 서울항공청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사고 헬기가 김포공항에서 한강을 따라 비행하다 어떤 이유에선지 비행경로를 이탈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사고 헬기의 경로 변경 외에 38층짜리 아파트의 24∼26층을 충돌했을 당시 최저비행고도 아래였던 것에 대한 의문이 있다.

항공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시계비행 방식으로 비행할 때 사람 또는 건축물이 밀집한 지역의 상공에서는 600m 범위 안 가장 높은 장애물의 꼭대기에서 300m의 고도를 확보하게 돼 있다.

이에 대해 한 항공 전문가는 헬기가 구름으로 지나갈 수는 없으니 구름 아래로 가려 한 것 같다면서 헬기 조종사들이 구름 밑으로 비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밖에 사고 헬기에 있는 지상접근경보장치(EGPWS)가 제대로 작동했으면 충돌을 피할 수도 있었을 거란 지적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EGPWS는 산악 지형에서 유용하지만 건물이 밀집한 도심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김재영 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사고 기종에 지상접근경보장치가 장착된 걸로 알고 있다면서 어떻게 작동했는지는 블랙박스를 분석해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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