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전철사고 피해자 빈소…조화하나 없이 ‘쓸쓸’

과천 전철사고 피해자 빈소…조화하나 없이 ‘쓸쓸’

입력 2013-12-16 00:00
수정 2013-12-16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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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 경찰관으로 정년 때까지 나라에 봉사한 공직자

“날씨가 추우니 건강 조심하시라고 한 게 마지막 통화가 되다니요...”

지하철 4호선 정부과천청사역 사고로 숨진 김모(84·여)씨의 빈소가 차려진 경기 안양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장례식장은 조화 하나없는 쓸쓸한 분위기였다.

고인의 여동생과 아들 부부 등 유족 대여섯 명만이 김씨의 허망한 가는 길을 조용히 지키고 있을 뿐이었다.

갑작스런 사고소식에 충격을 받은 여든의 자매들은 넋을 잃고 말았다.

경북 군위에서 무남4녀 둘째딸로 태어난 고인은 서울에서 경찰에 입문, 경감으로 정년퇴직 때까지 평생을 나라에 봉사해왔다.

1985년 남편을 여의고 슬하에 하나밖에 없는 아들마저 1990년 직장 때문에 대구로 내려가면서 20년 넘게 줄곧 혼자 지내왔다.

아들 방모(65)씨는 “언제나 여장부 같은 어머니셨다”며 “여든이 넘은 연세에도 지하철을 타고 서울 이모집들을 거의 매일 오가실 정도로 건강하셨는데 어떻게 이렇게 가실 수 있느냐”고 흐느꼈다.

그는 “매번 먼저 전화를 하셔서는 나와 아내의 건강을 챙기던 어머니께 좀 더 자주 연락을 드리지 못한 게 한이 된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서울 사당에 사는 여동생과 잠실에 사는 막내 집을 매일 들를 정도로 건강했던 김씨는 철도노조 파업에 따른 코레일측의 대체인력 투입의 희생양이 돼 버렸다.

고인의 여동생(82)은 “14일에도 집에 왔길래 평소 먹던 반찬에 점심식사를 차려줬는데 그게 마지막이 될 줄이야”라며 “다음 주에 놀러온다는 말만 남기고 이렇게 가니 억울해서 어쩌냐”고 오열했다.

코레일측은 김씨 유족에게 최대한 보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김씨는 15일 오후 9시께 정부과천청사역에서 하차하려다 출입문에 발이 낀 상태에서 전철이 출발하는 바람에 스크린 도어에 머리를 부딪혀 숨졌다.

사고를 목격한 안전신호수 직원이 기관사 쪽으로 수신호를 보냈지만 대체인력으로 투입된 임시 승무원(차장·교통대 1학년)이 이를 제대로 보지 못해 빚어진 사고로 추정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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