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부채 100조…중앙정부-지자체 책임 공방

지방부채 100조…중앙정부-지자체 책임 공방

입력 2014-01-26 00:00
수정 2014-01-26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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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방만 운영 탓”…지자체 “복지부담 떠안은 후유증”

정부가 지방자치단체 파산제도 도입을 검토하기 시작하면서 찬반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지방재정은 이미 부채가 100조원에 이를 정도로 악화한 상태다.

그러나 부채의 원인을 해석하는 관점에 따라 지자체 파산제도가 지방재정을 건전하게 만들 처방이라고 보는 주장과 지방자치의 근간을 훼손하는 족쇄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 엇갈린다.

◇ 지방부채 100조…4개 지자체 채무비율 주의단계

26일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방부채는 2012년 통합회계 기준 직영기업을 포함한 지자체 부채 47조7천395억원과 공사·공단 등 지방공기업 부채 52조4천345억원을 합해 100조원을 넘어섰다.

작년 예산 기준 지방자치단체의 통합재정수지는 9조31억원 적자로 지출 대비 적자 규모가 국가의 4.2배에 달한다. 통합재정수지는 한 회계연도의 재정수입에서 재정지출을 차감한 재정운영 수지를 말한다.

경기도 2조4천535억원, 서울 1조3천17억원, 경북 9천941억원 등을 필두로 17개 시도의 통합재정수지는 모두 적자이며, 전국 244개 시군구 중 238개도 적자를 기록했다.

2012년 기준 예산대비 채무비율은 세종본청(38%), 인천본청(35%), 대구본청(33%), 부산본청(31%), 강원 속초시(23%), 경기 용인시(22%), 전북 익산시(22%), 광주본청(21%), 강원도본청(20%) 등이 가장 높은 축에 속했다.

비율이 25%를 초과하면 재정위기 주의, 40%를 초과하면 심각 상태로 분류한다.

◇ 지자체 방만운영 vs 중앙정부 복지부담 전가

지방재정이 이같이 악화한 이유로는 지자체의 방만한 재정운영과 정부의 복지부담 전가, 중앙의존도가 높은 지방재정의 구조적 부실 등이 꼽힌다.

지자체의 과시성 행사나 호화 청사 건립, 수익성을 고려치 않은 타탕성 없는 공공사업 등은 재정악화의 원인이다. 태백의 오투리조트나 용인의 호화청사와 경전철, 인천의 월미은하레일 등이 대표적인 예다.

중앙정부가 복지사업비 부담을 지방정부에 넘기는 것도 지방재정을 부실하게 만들고 있다.

고령화와 국가의 복지사업 확대로 지방재정부담을 동반하는 국고보조사업 규모는 급증하고 있지만, 국고보조율은 하락해 지방의 재정 부담은 커지고 있다.

영유아 보육사업은 주요 대선공약임에도 지방의 부담률이 51%로 국가(49%)보다 높아 최근까지도 정치적 이슈가 됐다. 최근 5년간 영유아 보육료의 지방부담은 4.5배 급증했다.

지방재정이 원천적으로 중앙정부에 종속된 상태라 지방재정 부실은 중앙정부 탓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방자치단체들의 재정자립도는 작년 51.1%로 1991년 지방자치제 시행 이후 최악으로 떨어졌다.

작년 중앙정부가 지방재정 안정을 위해 지방·교육 자치단체에 준 지방교부세 등 지방이전재원 규모가 113조3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방이전재원이 정부 총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3.1%로 역대 최대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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