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농장 적고 의심신고 없어…수도권 진입 차단 방역체계 강화
시화호 철새 분변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검출되자 경기도 방역당국은 26일 수도권 농가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방역활동에 온 힘을 쏟았다.이날 낮 경기도 화성시 비봉면 시화호 유입천 일대에서는 넓게 뻗은 갈대습지 사이로 화성시 소속 가축방역 차량이 쉴새 없이 소독약을 뿜어 내고 있었다.
전날 오후 바로 옆 장전동 시화호 동남쪽 갈대습지 철새 분변에서 고병원성 H5N8형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으로 확인된 이후 일몰 때까지 호수변을 상시 소독하고 있는 것이다.
인근 닭, 오리 등 가금류 농가에서 별다른 이상 징후가 포착되지 않았지만 철새로 인한 감염 경로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이다.
이날도 화성시 소속 방역팀과 민간 방역업체 관계자 10여명은 오전 8시부터 나와 외부차량의 출입을 전면 금지한 채 갈대습지를 소독하고 있었다.
방역팀 관계자는 “농가에서 AI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 철새 분변에서 검출된 것이라 그나마 다행”이라며 “농가에 피해가 없도록 전염 경로를 차단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도 해가 지는 오후 7시까지 방역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철새 분변에서 AI 바이러스가 확인된 현장 주변 10㎞ 내에는 가금류 농가 12곳에서 6만7천550마리의 닭과 오리 등을 사육하고 있다.
현재 방역당국은 아직 AI 의심 신고가 없지만 이들 농가의 가금류를 이동제한 조치하고 반경 30㎞의 예찰을 강화한 상태다.
화성시와 안산시 등은 시화호 주변이 철새 도래지인 점을 고려, 1년 내내 인근 농가에 소독약을 배부하고 철새 분변을 예찰하는 등 상시 방역체계를 가동해왔다.
인근 오리농장 관계자는 “어제 시화호에서 고병원성 AI가 검출됐다고 해서 많이 긴장했다”며 “하지만 시에서 의심징후가 있는지 연중 검사하고 소독약을 계속 공급해 줘 위생상태를 일정수준 유지한 탓에 이렇다 할 피해가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출입금지’ 안내문이 붙은 방역현장 주변 체육공원에도 인적이 끊겼고 시화호 철새서식지 건너편 갈대습지 공원에는 평소보다 시민들의 발걸음이 뜸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철새 분변 등에 포함된 AI 바이러스는 사람이나 차량 등을 통해 농가로 유입되는데 상시 소독은 이 같은 경로를 끊어주는 역할을 한다”며 “AI 바이러스의 수도권 유입을 막기 위해 소독 체계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기도는 이날 긴급 방역 관련 부단체장 회의를 열고 시화호 인접 지역뿐 아니라 화성·안산시 전역으로 가금류와 차량 이동제한을 확대하고 차단 방역 초소를 충남 천안과 접한 1번 국도에 추가 설치하기로 했다.
현재 도는 평택·안성지역 각 2곳에 차단 방역 초소를, 여주·이천·안산·여주 각 1곳에 감시·방역거점 초소를 운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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