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전 짝 출연자 “신상공개 두려워 해외연수 가겠다”

자살 전 짝 출연자 “신상공개 두려워 해외연수 가겠다”

입력 2014-03-10 00:00
수정 2014-03-10 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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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철저조사 촉구… 통화 공개

제주도의 촬영지에서 숨진 채 발견된 SBS 프로그램 ‘짝’ 여성 출연자의 부모가 “딸이 방송 출연 중에 왜 죽음을 선택했는지 의혹을 풀고 싶다”며 경찰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숨진 전모(29·경기도)씨의 어머니 이모(53)씨는 9일 공개한 ‘유족 측 입장’을 통해 “경찰이 8일 휴대전화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조사가 완료돼 자살 동기가 없다고 발표한 것에 수긍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전씨가 휴대전화와 SNS를 통해 ‘촬영이 힘들다. 방송이 나가면 힘들어질 것 같다’며 괴로워했다고 전했다.

또 딸이 촬영분이 방송되면 신상정보가 공개되는 것을 두려워하며 ‘호주 쪽으로 어학연수 가려는데 보내주실 거죠?’라고 묻는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한편 경찰은 숨진 전씨가 ‘짝’ 촬영 과정에서 힘들어했던 정황을 일부 확인했다. 경찰은 전씨가 사망 전에 친구 등과 주고받은 카카오톡 등에서 ‘같은 기수 출연자들도 내가 제일 타격 클 거 같대’, ‘둘이 밖에서 이벤트 한 거 녹음해서 다 같이 있는 데서 틀어놓는데 나 표정관리 안 되고 카메라는 날 잡고 진짜 짜증 났어’ 등의 내용을 확인했다.

경찰은 SBS에 ‘짝’ 녹화 촬영분 전부를 제출할 것을 요청, 녹화 과정에서 제작진의 무리한 강요나 지시 등 강압적 촬영이 있었는지에 대해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유족에게 ‘자살동기가 없다’고 통보한 적이 없다”며 “전씨가 촬영 과정에서 심적 부담을 느낀 것 같지만 정확한 자살 동기를 밝히기 위해 촬영 과정과 개인사 등에 대해 계속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서귀포경찰서는 10일 수사 진행 사항 등을 언론에 설명할 예정이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2014-03-1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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