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여명 모여 야간문화제 개최…경찰 44개 중대 배치
154일째 고공농성을 벌이는 유성기업 노조원들을 지원하려는 ‘희망버스’가 15일 충남 아산으로 모였다.서울을 비롯한 전국 35개 지역에서 민주노총 노조원과 시민단체 관계자, 대학생 등 5천여명을 태우고 출발한 희망버스 154대는 이날 오후 5시께 아산 유성기업 본사에 도착했다.
자동차부품 제조업체인 유성기업 본사에 모인 이들 가운데는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이용길 노동당 대표, 김정훈 전교조 위원장, 박현숙 평등교육실현전국학부모회 대표, 백도명 민교협 상임의장, 권영국 민변 노동위원장, 송경동 시인 등도 포함됐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집결 후 본사 안으로 진입, 유성기업 노조원들과 함께 사측의 노조탄압을 규탄하는 결의대회를 진행하려다 진입을 막는 경찰과 40여분간 승강이를 벌였으며 이 과정에서 경찰이 희망버스 참가자들에게 최루액을 쏘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1박2일 일정으로 손배·가압류 노동탄압 없는 세상 만들기 유성 희망버스와 함께 하는 금속노동자 결의마당, 힘내라 민주노조! 희망버스 연대마당, 전국 해고노동자 한마당, 지역 버스별 놀이마당, 파견미술팀과 함께 벽보놀이, 민속놀이마당, 학술단위 거리강연, 올빼미 영화관 등 프로그램을 펼칠 예정이다.
이어 16일 노동이 아름다운 세상을 위한 조형물을 만들어 설치한 뒤 오전 9시께 일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희망버스 참가자들 가운데 2천여명은 아산 본사로 모이기 전 충북 옥천에 들러 지난해 10월 13일부터 22m 높이의 광고용 철탑에 올라가 농성을 벌이고 있는 이정훈 유성기업 노조 영동지부장을 응원했다.
참가자를 대표해 연단에 오른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은 “독점 자본에 맞서 싸우는 노동자는 우리 사회의 희망”이라며 “끈질기게 투쟁하는 유성기업 노조에 박수와 함성을 보내자”고 격려했고 이 지부장도 확성기를 통해 유성기업 사태에 대한 특검과 경영진 구속, 공장장 퇴진 등을 거듭 요구했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응원 글을 이어 붙인 여러 가닥의 희망천을 광고탑에 매달았다.
유성기업 노사 갈등은 노조가 2011년 5월 주간 2교대와 생산직 월급제 도입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자 회사 측이 직장폐쇄로 맞서면서 시작됐다.
한편 경찰은 44개 중대 약 3천600여명과 물포 등 장비 13대를 유성기업 본사 주변에 배치했다.
경찰은 합법적인 시위는 보장하되 공장 무단진입과 주변 도로점거 등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하게 다스리겠다는 입장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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