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조트 붕괴사고’ 수사본부장 일문일답

‘리조트 붕괴사고’ 수사본부장 일문일답

입력 2014-03-27 00:00
수정 2014-03-27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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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관 지붕 눈 치우지 않고 인허가·시공 부실”

경북 경주 마우나오션 리조트의 체육관 붕괴사고를 수사해온 경찰은 27일 “체육관 지붕의 눈을 치우지 않은데다 인허가·시공·감리 등의 총체적 부실로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수사본부(본부장 배봉길 경북경찰청 차장)는 이날 종합수사결과를 발표, “리조트 관계자 등 6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1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면서 “리조트 관광단지의 인허가 부분도 앞으로 수사하겠다”고 했다.

다음은 배 수사본부장과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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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리조트 체육관 붕괴 수사결과
경주 리조트 체육관 붕괴 수사결과 경주 마우나오션 리조트 체육관 붕괴 원인을 수사 중인 경찰이 27일 경북 경주경찰서에서 종합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연합뉴스


-- 붕괴 주원인이 제설작업을 하지 않은 것이냐, 부실공사냐.

▲ 두 가지 중 하나를 붕괴 주원인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그 비율도 단정할 수 없다.

앞으로 재판과정에서 치열한 공방이 펼쳐질 부분이기도 하다.

제설작업을 했을 경우 붕괴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수도 있어 재판과정에서 정확하게 가려질 것으로 본다.

-- 주원인을 밝히기 위해 실시한 시뮬레이션 결과는.

▲ 부실공사를 하지 않았다면 이번 폭설 무게를 버틸 수 있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즉 설계도상의 자재로 시공을 했으면 붕괴당시 ㎡당 114㎏인 적설중량을 버틸 수 있었다는 얘기다.

-- 리조트 측이 눈을 치우지 않았는데.

▲ 시공 과정과는 관계없이 리조트측은 눈이 왔을 때 치워야하는 관리 책임이 있다. 이걸 하지 않은건 법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 있다.

리조트 측은 도로제설에 대해서는 이야기 했지만 건물 지붕 제설에 관해서는 이야기 한 바 없다.

당시 100여명의 직원은 도로 제설작업만 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직원들 중 누군가가 지붕 제설을 건의했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수사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 체육관 부실공사의 구체적 내용은.

▲ 가장 큰 문제는 주기둥과 주지붕보의 자재를 설계도와 다른 것으로 사용한 것이다.

본래 자재 SM490을 사용해야 하는데 이보다 강도가 약한 SS400과 SPHC를 사용했다.

SM490는 별도 주문 제작을 해야 하는 등 구매가 어려워 거래처에 많이 남아있던 SS400 자재를 사용한 것이다.

동일한 힘을 발현하려고 했으면 더 두꺼운 SS자재를 사용했어야 했다.

또 모르타르 시공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모르타르 두께를 5cm로 해야하는데 시멘트와 돌로 대충 마감 처리했다.

보조기둥에 앵커볼트 4개를 설치해야 하는데 2개만 설치했다.

그외에도 패널과 패널 받침대인 중도리 연결부분이 엉성하게 연결됐다.

-- 자재가 중국산이라는데.

▲ 자재를 납품한 회사를 상대로 확인해보니 수입산이다. 수입산 대부분이 중국산이다.

SPHC는 국산이고 SS400은 중국산이다. 그렇지만 중국산이라고 해서 물성이 국산에 비해 떨어지는건 아니다.

중요한 건 강도가 강한 SM490을 사용해야하는데 SS400을 사용했다는 자체가 문제다.

중국산 자재가 당시 kg당 50원 정도 싼 것으로 확인됐다.

-- 공기 단축을 위해 모르타르를 사용하지 않고 시멘트를 사용했나.

▲ 공사 기간과는 관계 없다. 마감 일처리를 쉽게 한 것이다. 그들이 임의로 모르타르 대신 시멘트를 사용한 것이다.

-- 하도급이나 입찰과정상의 문제는 없었나.

▲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실 시공한 게 문제였다.

-- 학생회의 리베이트와 관련한 조사는.

▲ 사건이 종결되면 일부 자료를 받아서 수사할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학생들도 피해자이기 때문에 섣불리 그 부분에 대해 접근하기 곤란했다. 이제 마무리되면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사고는 지붕 붕괴로 인한 사망사고였다. 학생회가 학생들을 잘못 관리한게 아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책임을 물을 수가 없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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