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에 떤 서해5도 주민들
북한군이 31일 해상사격 훈련 중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향해 발사한 포탄 중 수십 발이 NLL 남쪽 해상으로 떨어지자 백령도와 연평도 등 NLL 인근 서해 5도 주민들은 대피소로 긴급히 대피하는 등 불안에 떨었다.북한이 서해상으로 발사한 포탄 중 일부가 남쪽 해상에 떨어져 연평도 등 서해 5도 초·중·고교에 긴급 대피령이 내려진 31일 연평초중고 구내식당에 학생들이 대피하며 남긴 식판이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보여 주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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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에서도 한바탕 소란이 빚어졌다. 특히 이곳은 2010년 11월 발생한 북한군 포격 사건으로 포소리에 민감해져 있는 터라 똑같은 일로 이어질까봐 주민들은 불안감에 휩싸였다. 주민 633명은 12시 40분 대피령이 내려지자 섬 내 7개 대피소로 분산 대피한 뒤 방송 뉴스에 귀를 기울였다. 유창미(52·여)씨는 “북한군의 사격연습이라고 들었지만 포소리가 큰 데다 대피명령이 5시간 가까이 해제되지 않아 초조했다”면서 “육지에 피난 나갔다가 복귀할 당시 정부는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하지 않았느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꽃게 잡이 어선 선주 곽용근(55)씨는 “내일부터 봄철 꽃게 잡이가 시작되는데 이런 일이 계속돼 조업중지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해경은 이날 오전 10시쯤 서해 5도 어장에서 조업 중이던 24척의 어선에 복귀 명령을 내려 도서 항구로 되돌아오거나 인근 항구로 피항토록 했다. 백령도와 연평도행 여객선 운항도 차질을 빚었다. 이날 오전 8시 50분 인천항을 출발한 백령도행 여객선 하모니플라워호(2071t급)는 백령도 도착을 20여분 앞두고 북한군의 포소리가 들리자 12시 30분쯤 대청도에 비상 정박했다. 승객 351명은 여객선에서 내려 대청도 내 대피소로 긴급 이동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2014-04-0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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