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마다 신체검사로 운항능력 선별

70대에 접어든 이준석 세월호 선장의 항해 및 사고 수습 능력에 대한 의혹이 쏟아지는 가운데, 법적으로 선장의 은퇴 연령을 두는 등 자격 요건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지금은 해운사의 기업 은퇴연령만 있어 이 선장은 은퇴 후에도 계약직으로 운항을 계속했다. 항해사 면허 갱신을 위해 5년마다 받는 신체검사가 고령 선장의 운항 능력을 선별하는 유일한 방법이지만 실효성은 거의 없다.

25일 한국해운조합에 따르면 2012년 말 기준으로 항해사 자격증 소지자 3320명 중에 60세 이상은 1132명(34.1%)으로 3명 중 1명꼴이다. 50세 미만의 항해사 수(948명)보다 많다. 해양수산연수원 관계자는 “항공기 조종사처럼 능력을 검증해 퇴출시키는 시스템이 없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단, 선장은 운항하는 배의 크기에 따라 보유하는 항해사 면허(1~6급)를 5년마다 신체검사를 통해 갱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면허 갱신을 위해 필요한 것은 증명사진과 일반병원에서 1년 이내에 받은 건강진단서(특수진단은 유효기간 2년)뿐이다. 1년 이상 선박직원으로 근무해야 하는 자격요건이 있지만 교육으로 대체할 수 있다. 항해사 1~3급을 갱신하려면 3~5일, 4~6급은 2~3일만 해양수산연수원에서 교육을 받으면 된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전국 지방항만청에서 발급한 1만 5062건의 해기사(항해사+기관사+통신사) 면허 중 2579건(17%)이 공인된 자료가 아니라 선주가 작성해 준 증명서로 경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배를 운항하기 위한 자격증 시험에 실제 배를 모는 실기테스트가 없는 것도 문제다. 항해사 1~2급은 필기시험과 면접시험을 합격하면 되고, 3~6급은 둘 중 하나만 기준을 넘으면 된다. 면접시험은 구두로만 진행된다. 항해사 1~6급의 기준을 선박의 종류와 상관없이 배의 규모로만 제한을 두는 것도 개선해야 할 점으로 지적된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