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품으로 여겨 훔친 카메라·영사기, 1만~5만원짜리 장식용
충북 제천경찰서는 7일 배우 장동건씨 소유의 별장에 침입, 금품을 훔친(특가법상 절도)혐의로 박모(35)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경찰 조사 결과 박씨는 구속된 공범 한모(62)씨와 지난 3월 4일 오후 8시 50분께 경기 가평군 설악면 장씨 별장에 침입, 카메라 2대와 영사기 1대를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 2월 2∼22일 장씨 별장 주변 전원주택 2곳에서 현금과 수집용 우표 등 6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박씨 등은 복면을 착용하고 사다리를 이용해 장씨의 별장 3층 유리창을 깬 뒤 침입했다.
당시 별장 안에는 다른 귀중품도 있었으나 이들은 경보음이 울리자 당황한 나머지 장식장에 진열돼 있던 물품 가운데 고가품으로 보이는 1975년산 일제 카메라와 8㎜필름용 영사기만 훔쳐 서둘러 달아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들이 훔친 카메라와 영사기는 장식용으로 중고상 사이에서 1만∼5만원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소 동기인 이들은 범행 이틀 전 범행 장소를 답사하고, 별장 주변 폐쇄회로(CC)TV를 건물 바깥쪽으로 돌려놓았다.
경찰은 이들이 장동건·고소영 부부의 별장인지 몰랐으며, 한적한 곳에 있고 별장이 자주 비어 범행이 쉽다고 판단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제천 경찰은 지난달 초 공범 임모(40)씨가 검거된 뒤 통신 수사를 통해 공범 4명을 추적하던 중 박씨가 서울 영등포지역 한 원룸에 숨어지내는 것을 확인, 주변 폐쇄회로TV 분석과 원룸 일대에서 한 달간 잠복 수사한 끝에 박씨를 검거했다.
박씨는 지난해 11월 초부터 최근까지 서울 용산 지역 고급 아파트를 대상으로 가스 점검원이 붙여놓은 안내문을 보고, 빈집 여부를 확인해 금품을 터는 등 전국을 돌며 총 24여회에 걸쳐 현금 3억500만원 상당을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최근 제천에서 잇따라 발생한 빈집털이범을 수사하던 경찰의 추적 끝에 덜미를 잡혔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