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단체장 경찰 진술 번복
이교범 경기 하남시장의 술값 대납 사건이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 시장은 지난 5기 지방선거 과정에서 빚어진 유권자 술값 지불 의혹 사건으로 벌금 70만원을 선고받았으나 당시 핵심 관련자가 최근 진술을 번복했다.이교범 경기도 하남시장
경기도 선거관리위원회는 25일 “지난달 말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이 시장이 A씨의 벌금 150만원을 50만원씩 3회에 걸쳐 대납했다는 신고를 받고 관련자 조사를 벌였으며, 하남경찰서에 수사 자료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수사 중인 것은 맞지만 자세한 것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술값을 낸 혐의로 2010년 12월 벌금형을 선고받은 하남지역 장애인 단체장 A씨가 “이 시장이 후보자 시절이던 2009년 10월 하남시 미사동의 한 음식점에서 여러 명과 칠면조 요리를 안주 삼아 술을 마신 뒤 음식점 여주인에게 음식값으로 50만원을 지불했다”고 밝혔다.
A씨는 “이 시장이 이듬해인 2010년 6월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후 다른 참석자에 의해 뒤늦게 고발되자 내가 술값 50만원을 낸 것으로 해 달라고 여러 차례 부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시장이 벌금 대납과 함께 나중에 문제가 될 경우 변호사 선임 등을 약속했다”면서 “3회 분납한 벌금은 이 시장의 비서실장 최모씨가 직접 입금표에 내 이름을 쓰라고 한 뒤 가져가 대신 납부했다”고 덧붙였다.
A씨의 이 같은 주장은 당시 선관위 조사와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 과정에서 “술값은 이 시장이 아닌 내가 냈다”고 한 기존의 진술을 번복한 것이다. “A씨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음식점 주인 부부의 주장과도 정면 배치된다.
이에 대해 이 시장은 “당시 경찰이 음식점 장부를 압수수색했고, 내가 술값을 내지 않은 사실이 모두 드러났다”고 해명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2014-06-26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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