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 파손·가로수 전도·정전 등 잇따라하늘·바닷길 막히고 해수욕장 통제…축제 프로그램 취소
2일 오전 태풍 ‘나크리’가 제주지방을 강타한 가운데 제주시 삼양3동 일주도로변의 수십 년생 가로수가 강풍에 맥없이 쓰러지자 관련 공무원들이 나와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붕, 유리창, 신호등, 가로수 등이 강풍에 파손되고 정전도 잇따랐다.
곳곳의 하늘·바닷길이 막혔으며, 절정의 휴가철을 맞은 해수욕장은 통제되고 축제 프로그램은 취소됐다.
◇ 윗세오름 강우량 868㎜, 제주·전남 전 해상 태풍경보
나크리는 이날 낮 12시 현재 제주 서귀포 서남서쪽 약 190㎞ 부근 해상에서 시속 16㎞ 속도로 북북서진하고 있다.
강도와 크기 모두 중형으로 중심기압은 980헥토파스칼(hPa), 중심 부근 최대 풍속은 초속 25m가량이다.
하루 강우량은 오후 2시 현재 윗세오름(산간) 868.5㎜, 제주 106.6㎜, 해남 땅끝 155㎜, 완도 청산도 146.5㎜, 완도 109.5㎜ 등을 기록했다.
순간 최대 풍속은 제주 지귀도에서 초속 41.9m, 윗세오름은 33.3m, 가파도는 32.2m, 전남 완도는 31.3m를 기록했다.
제주, 전남 흑산도·홍도, 서해남부·남해서부·제주 전 해상에는 태풍경보가 내려졌다.
광주·전남과 남해동부 먼바다에는 태풍주의보가, 전북과 경남 8개 시·군에는 호우주의보가, 전북·경남 일부와 부산에는 강풍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반면 서울, 경기, 강원 상당 지역에는 폭염주의보가 유지되고 있다.
◇ ‘부서지고, 쓰러지고’…파손·정전 잇따라
가장 먼저 태풍 영향권에 든 제주와 전남 지역에 피해가 속출했다.
이날 오전 8시 51분께 서귀포시 성산읍의 한 주택의 유리창이 강풍에 파손되면서 유모(55)씨가 팔을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오전 9시 28분께는 제주시 오라2동 한 캠프장에서 불어난 물에 고립된 1명이 119에 구조되기도 했다.
오전 9시께 가거도 1구 임모(55)씨의 집 2층 조립식 건물 33㎡ 전체가 강풍에 날아갔다. 뼈대가 남지 않을 정도로 흔적없이 사라졌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서귀포시 안덕면의 한 펜션, 광주 남구 사동 주택에서도 강풍에 지붕이 파손됐다.
이밖에 유리창이나 신호등 파손, 가로수 전도 등도 잇따랐다.
전남 소방본부에는 이날 오후 2시 현재까지 완도, 해남, 화순, 영암, 나주 등지에서 가로수 등 40여 건의 강풍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서귀포시 남원읍 태흥리와 신흥리 일대 127가구,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일대 653가구, 제주시 우도 일대 869가구 등 제주에서만 1천600여 가구가 정전돼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 여객선·항공기 중단…축제도 일시 중단
제주와 전남 도서 지역을 오가는 여객선은 모두 통제됐다.
오후 2시 30분 현재 국제선 21편, 국내선 215편 등 제주공항을 오가는 항공편 236편이 결항했다.
한라산 입산과 해수욕장 입욕, 올레길 탐방은 지난 1일부터 전면 통제됐다.
지리산 탐방로 51곳과 대피소 8곳, 해운대를 비롯한 남부 지방 주요 해수욕장 입욕도 금지됐다.
휴가철 각종 축제 프로그램도 대거 취소됐다.
지난 1일 개막한 목포해양문화축제 주최 측은 2일과 3일 프로그램을 취소하고 폐막일을 6일로 하루 늦췄다.
장흥 물축제도 이날 하루 프로그램이 취소됐으며, 앞으로 일정은 태풍 상황에 따라 조정된다.
3일 한강에서 열릴 예정이던 ‘몽땅 배 퍼레이드’도 취소됐다.
진도군 세월호 침몰 해역에서도 지난달 30일 오후 7시부터 바지 2척과 함정들이 피항해 수색작업이 중단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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