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삼동 서장 “전화받은 사람·내용 파악 후 결과 발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은신했던 전남 순천 송치재 별장에 ‘비밀공간’이 있을 것이라는 제보를 2차례나 묵살했다는 시민의 주장을 부인하던 경찰이 제보전화가 왔던 사실을 뒤늦게 인정했다.’통신기록’을 내세우며 제보전화 자체를 강력하게 부인했던 경찰이 제보자의 ‘114이용 사실증명원’을 제시하는 보도가 나가자 마지못해 제보전화가 걸려 온 사실을 인정한 데 대해 비난이 일고 있다.
최삼동 순천경찰서장은 3일 “5월 26일을 비롯해 제보자가 정보과에 3차례, 수사과에 1차례 전화를 건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최 서장은 “지난 5월 23일부터 30일까지 정보보안과에 수신된 외부전화를 확인한 결과, 유병언 관련 주민 제보 전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이를 재확인한 결과 제보자의 말이 사실이었다”며 “당시 ‘역발신 추적 시스템’을 통해 정보보안과에 전화를 건 발신지를 모두 추적했지만 제보자의 전화번호가 나타나지 않아 없는 것으로 발표했다”고 해명했다.
최 서장은 “제보자의 전화가 있었던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당시 누가 전화를 받았는지, 어떤 내용의 제보 전화였는지 등을 파악하고 있다”며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정확한 사실을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순천에 사는 J(59)씨는 지난달 24일 “TV에서 ‘검찰이 유병언 은신처를 급습했으나 놓쳤다’는 뉴스를 본 뒤에 순천경찰서 정보과와 인천지검에 각각 전화를 걸어 ‘비밀 공간’ 존재 가능성을 제보했다”고 밝혔다.
J씨가 신고한 날은 검찰이 송치재 별장을 급습한 이튿날인 5월 26일이다.
그는 “TV에서 ‘유병언이 머문 방을 며칠 전에 목수가 수리했다’는 뉴스를 보자마자 직감적으로 ‘비밀 공간’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곧바로 114에 문의해 번호를 알아낸 뒤 순천경찰서 정보과와 연결해 ‘유병언의 방만 검색하지 말고 다른 방이나 벽을 잘 살펴봐라. 벽을 두드려보면 소리가 다르니까 ‘비밀 공간’을 찾아낼 수 있다’고 구체적으로 제보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당시 해명자료를 통해 “모두 5대의 일반전화가 있는 순천경찰서 정보보안과에 5월 23일부터 30일까지 수신된 외부전화를 확인한 결과 5월 26일은 물론 그 전후에도 유병언의 비밀공간 관련 주민 제보 전화는 없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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