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징용’ 한 맺힌 사할린에 한인역사기념관 세운다

‘강제징용’ 한 맺힌 사할린에 한인역사기념관 세운다

입력 2014-10-13 00:00
수정 2014-10-13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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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광복 70주년’ 맞아 국내외서 본격 추진사할린 동포 역사·복지·문화 숨쉬는 ‘복합센터’로

내년 ‘광복 70년’을 맞아 일제 강점기 당시 수많은 한인이 강제 징용된 사할린에 한인들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보여줄 역사기념관 건립이 본격 추진된다.

러시아 사할린주 한인협회 등 4개 현지 동포 단체와 국내 동포 지원단체인 지구촌동포연대(KIN), 부산경남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11일(현지시간) 사할린주(州) 주도인 유즈노사할린스크에서 이런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들 단체는 양해각서에서 “2015년 해방 70주년을 기념해 사할린 동포들의 역사를 기록하는 동시에 동포들의 복지와 교육을 위한 ‘사할린한인역사문화센터(가칭)’ 건립을 공동 추진하기로 합의한다”고 밝혔다.

유즈노사할린스크 시내에 들어설 기념센터는 일제의 강제징용 만행과 해방 이후에도 방치된 사할린 동포들의 애환을 담은 역사 전시공간이 중심이 된다.

충분한 사료 수집을 통해 징용이라는 뼈아픈 역사를 복원하고, 70년 넘게 이어져온 사할린 동포 생활사도 담아내겠다는 게 사업 주체들의 설명이다.

임용군 사할린주 한인협회 회장은 “이런 역사관이 있어야 사할린 동포들이 어떻게 이곳에 와 남게 됐고, 삶을 이어왔는지 알게 될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사할린 현장의 역사기념관 건립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념센터 안에는 역사전시관과 함께 강제징용 1세대 생존자를 위한 의료·복지시설과 도서관 등 문화 공간도 들어설 예정이다.

현재 사할린에는 유즈노사할린스크 내 600여 명을 포함, 1천여 명의 강제징용 1세대가 생존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 단체는 2015년 하반기 착공을 목표로 사할린과 국내에서 각각 ‘건립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사업 추진에 나설 계획이다.

사할린주 한인협회는 현지 동포 단체들을 대표해 사할린 주정부·유즈노사할린스크 시정부와 긴밀히 협조해 센터 부지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또 한인 동포와 현지인들을 대상으로는 모금 활동을 벌인다.

국내 추진위원회는 정부·정치권과 협의해 건립비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기업 등 민간 후원을 끌어내는 일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부산경남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센터 건립과 별도로 사할린 강제 동원 희생자를 추모하는 사찰 건립 활동에 들어간다.

김종철 지구촌동포연대 대표는 “많이 늦었지만 오늘은 역사관 건립을 위한 좋은 출발을 맞는 날”이라며 “사할린 한인단체와 국내 단체가 뜻을 모은 만큼 역사관이 만들어지는 날까지 이런 마음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일제 강점기 때 사할린으로 강제 동원된 한인은 약 4만3천 명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전쟁이 끝나 해방된 뒤에도 강제징용 가해자인 일본 정부의 방치 등으로 인해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고된 삶을 살아야 했다.

그간 강제 징용 피해 1세대가 숨지거나 그 후손들이 사할린을 떠나면서 현재 사할린에는 약 2만6천 명의 한인 동포가 거주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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