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 용산경마장 연말 개장 강행…주민 반발 여전

마사회, 용산경마장 연말 개장 강행…주민 반발 여전

입력 2014-10-31 00:00
수정 2014-10-31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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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운영 결과 부정적 영향 별로 없어” vs “객관성 없는 조사”

한국마사회는 31일 서울 용산 마권장외발매소(화상경마장)를 시범 운영한 결과 범죄발생 등 부정적 영향이 거의 없었다며 연내 정식개장을 강행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하지만 개장을 반대해온 주민들은 조사에 객관성이 결여됐다고 주장하며 개장 강행 시 강력 투쟁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양측간 갈등은 당분간 계속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용산 화상경마장 시범운영 평가위원회는 이날 시범운영 결과 보고서를 내놓고 “주민 설문 결과 부정적 인식이 높았지만 관찰조사 결과 경마장으로 인한 실체적 위험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관찰조사는 경마일의 범죄·교통사고 발생 여부와 통학안전, 교통혼잡 등 유해성이 실제로 나타나는지를 1∼9점 척도로 평가한 것으로 조사결과 4.10점을 기록했다. 유해성 기준점인 5점보다 높으면 유해성이 크고, 낮으면 유해성이 적다는 의미다.

경마장에 대한 인식을 물은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부정적 인식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경마장 인근(800m이내) 거주 주민 315명 중 72.7%, 학부모 159명 중 84.9%, 성심여중·고 재학생 172명 중 84.8%가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한계점도 지적했다. 관찰조사에서 경마일(주말)과 대조군인 비경마일(평일)간 교통량이나 유동인구 등이 차이가 컸고, 설문을 거부하는 주민들이 많은데다 임시 운영 결과를 놓고 조사한 것이라 객관성 확보가 어렵다고 평했다.

마사회는 “조사결과를 토대로 주민들을 한 달 더 설득해 12월 중 화상경마장을 정식 개장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며 “다만 설문 결과가 부정적인 것은 1년 넘게 진행된 개장 반대운동과 경마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 기인한 감정적인 결과”라고 평했다.

앞서 마사회는 화상경마장을 작년 9월 개장하려 했지만 주민들과 시민단체, 교육계 등 거센 반발로 이를 미뤄오다 지난 6월 말 기습개장한 뒤 9월까지 3개월간 18개 층 중 3개 층(입장객 400명 규모)을 시범운영했다.

지난 7월 현명관 마사회장은 경마장 반대 여론이 거세지자 3개월간의 시범운영 결과에 따라 주민이 우려하는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되면 폐쇄해서 용도를 변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마사회가 개장 강행 근거로 내세운 시범운영 결과를 평가한 위원회가 사실상 마사회에 의해 운영돼왔다는 점을 지적,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마사회는 평가위원 10명을 공모를 통해 구성했고 종교·교육인 등 객관적인 인물이라 설명했지만, 위원회 예산을 지원하고 평가위원을 뽑는 선정위원들을 선정해 공정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마사회는 주민들과 적극 대화한다는 입장이지만 폐장을 요구하는 주민들과의 이견이 워낙 큰 상황이다.

마사회는 지난 25일 주민들에게 대화를 제안했고, 현명관 마사회장 참석을 조건으로 대화에 참여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마사회 측은 대화를 진행하면서 주민들을 상대로 낸 고소·고발을 취하하겠다고 밝혔지만, 대화의 전제 조건이 개·폐장 여부가 아니라 개장 시기에 대한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해 입장 차는 여전하다.

정방 용산 화상경마도박장 추방대책위 공동대표는 “마사회가 꾸린 평가단임에도 조사의 한계를 지적했는데 이를 토대로 개장할 경우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마사회는 주민투표로 주민 의견을 물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이날 오후 용산 화상경마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사회가 선정한 평가위원회에서 3개월만의 시범운영을 두고 평가한 것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단 한 층이라도 개장하려고 하면 끝까지 싸울 것”이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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