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문재인 제주서 맞대결…당권·대권 분리 공방

박지원-문재인 제주서 맞대결…당권·대권 분리 공방

입력 2015-01-03 15:04
수정 2015-01-03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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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에 출마한 박지원·문재인(기호순) 의원이 3일 제주도당에서 열린 단배식과 당원 간담회에서 만나 대선 후보가 당권까지 가져서는 안 된다는 당권·대권분리론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박지원 의원은 “앞으로 있을 총선, 대선 승리를 위해 당권과 대권을 구분해야 한다. 당 대표는 강한 야당을 이끌고 통합대표로서 일할 수 있어야 하며, 대통령 후보는 꿈을 주면서 국민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며 당권과 대권을 나눠 생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은 “미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은 국민 속으로 들어가 차기 대선의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또한 우리는 대선에서 패배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어떻게 당선됐는지 잘 알고 있다”며 “대통령 후보를 꿈꾸는 사람은 힐러리, 김대중의 길을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 대표가 되면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문재인 의원에 대해 “그건 노무현의 길이 아니다. 노 대통령은 종로에서 당선될 걸 알면서도 부산을 지키러 갔다”며 “부산은 우리에게 중요한 지역이기 때문에 당 대표가 되더라도 총선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지난 대선 실패에 대해서는 “우리는 패배에 대해 반성과 책임이 부족하다. 땅을 치고 빌어야 할 일”이라며 문 의원을 몰아붙이기도 했다.

박 의원은 공천제도를 개혁하고 시·도당에 국고보조금과 당비를 배분하는 등 당을 혁신시키겠다고 약속하며 “우리 당에는 지금 경험과 경륜으로 신속, 과감한 결정을 할 수 있는 제가 필요하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문재인 의원은 “누구나 우리 당이 위기라고 한다. 이대로 가다가는 다음 총선, 대선에서 희망이 없고 당의 존립조차 장담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당의 위기상황을 거듭 강조하며 “일단 당을 살려내는데 몸을 던졌다”고 힘줘 말했다.

문 의원은 “당이 침체한 데에는 지난 대선 패배도 크게 작용했다”며 “제 자신을 보전하기 위해서 계산하거나, 위험 부담이 있다고 해서 피하기보다는 당을 살리는 데 나서는 것이 당으로부터 특별한 사랑과 혜택을 받은 제가 책임지고 보답하는 길”이라고 책임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문 의원은 “당 대표에 나설지 말지 고심 많이 했다. 주변에서는 ‘당권은 다른 분에게 맡기고 큰 정치를 하라’며 만류했지만 당의 상황이 절박하기 때문에 일단 당을 살려놔야 총선과 대선을 말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정치생명을 걸고 이기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문 의원은 공천제도를 투명하게 만들어 공천을 둘러싼 계파 논란이나 당내 갈등을 없애고, 당을 지역분권정당으로 만들어 중앙당이 독점하던 각종 기능과 권한을 시·도당에 이관하는 등 시급한 혁신과제를 반드시 이뤄내 당을 변화시키겠다고 약속했다.

문 의원은 “참여정부가 제주특별자치도를 만들었고 4·3에 대한 국가 책임을 공식적으로 인정, 대통령이 도민에게 공식 사과했기에 제주는 제게 특별한 곳”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며 “대표가 된다면 우리 당을 당원과 좋은 정책, 국민의 지지가 많은 ‘삼다정당’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두 대표 외에도 이날 도당 단배식 및 간담회에는 최고위원 레이스에 나선 전병헌, 이목희, 유승희, 정청래, 문병호, 오영식 의원이 참석해 지지를 호소했다.

또한 도당은 “박근혜 정권의 폭압통치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키고 서민과 중산층이 잘사는 나라를 만드는데 앞장서겠다”며 “등 돌린 민심을 찾아오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 총선, 대선 승리를 위한 초석을 다지겠다”는 결의문을 발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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