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급여·국민연금액 등 부풀려 횡령

경마에 빠져 5년여간 거액의 회삿돈을 빼돌린 40대 남성이 결국 구속됐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직원들의 급여 등을 부풀려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상 횡령)로 서울 서대문구 한 제조업체의 전 경리팀장 김모(47)씨를 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2010년 1월부터 작년 10월까지 직원 급여와 국민연금액 등을 부풀려 170여 차례에 걸쳐 총 11억 4천만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생산직 직원들의 급여 등을 수십만원에서 100만원까지 높게 책정한 뒤 지출계획서를 작성, 회사 계좌에서 현금을 인출해 자신의 계좌로 직접 송금했다.

그는 회사 거래처에 송금해야 할 대금을 보내지 않고 현금으로 찾아 챙기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소규모 회사라 경리과 직원이 2명밖에 되지 않는 등 관리자나 회계감사가 없다 보니 내부에서 눈치를 못 챈 것 같다”며 “2004년 입사해 평소 조용한 성품이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빼돌린 돈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김씨는 작년 10월 출근을 하지 않고 종적을 감췄다. 뒤늦게 김씨의 범행을 알게 된 회사는 그를 경찰에 고소했다.

집 근처에 은신처를 마련해 숨어 지내던 김씨는 대포폰으로 가족과 연락을 주고받다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경마에 빠져서 회삿돈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빼돌린 돈은 경마로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김씨가 2004년부터 근무했다는 점을 토대로 그의 여죄를 캐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