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 대응서 상생 호소로 선회…직매립 제로화 약속
9일 환경부와 서울·경기·인천 3개 시·도가 수도권 매립지 사용기한 연장에 합의하면서 서울시는 ‘쓰레기 대란’ 고비를 한 차례 넘긴 셈이 됐다.그러나 매립지 사용 연장이 수도권 쓰레기 처리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뜻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서울시는 한숨 돌리자마자 장기 대책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 홍보전 충돌부터 머리 숙인 사과까지…수년 줄다리기
2016년 사용이 종료될 예정이던 매립지 연장을 둘러싼 서울시와 인천시의 갈등이 본격화한 것은 2011년부터다.
당시 10월 보궐선거로 당선된 박원순 시장은 취임 직후 송영길 전 인천시장과 만나 공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등 매립지 연장을 위한 협의를 시작했다.
같은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인 두 시장이 나서면서 합의 무드가 조성되는 듯했으나 막상 협의가 시작되자 분위기는 달라졌다.
서울시가 이듬해부터 환경개선사업과 체육·문화시설 지원을 약속하며 제3매립장 건설을 촉구하자 인천시에서는 불쾌감을 드러냈다.
서울시가 홍보전을 위해 프레스투어를 계획했다가 주민들이 피켓시위를 벌이는 등 물리적 충돌 직전까지 가면서 현장에서 무산된 일도 있었다. 이후 TF 활동은 거의 중단됐다.
결국 서울시는 상생과 호소 전략으로 선회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달 기자회견을 열어 “매립지로 감당해야 할 고통이 너무 컸던 인천시민께 죄송하다”며 머리를 숙였다. 그러면서 “수도권 2천400만명 주민의 폐기물을 처리하려면 매립지 사용 연장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호소했다.
시 내부에서도 반대가 많았던 매립지 소유권 이양까지 결단하면서 협상의 물꼬를 텄고, 마침내 사용기한 연장을 얻어냈다.
◇ 서울시 “직매립 제로화…생활쓰레기 20% 감축”
서울시는 매립지 사용과 별개로 쓰레기 처리 문제의 근본적인 해법으로 직매립 제로화를 약속했다.
생활쓰레기 직매립량을 현재 하루 719t에서 2017년까지 0t으로 아예 없애겠다는 것이다.
실현 방안으로는 생활쓰레기 20% 감축, 쓰레기 자체 처리량 하루 700t 확충, 시민운동 등을 제시했다.
시는 우선 올해부터 구청별로 ‘반입량 관리제’를 도입해 내년까지 생활쓰레기를 하루 600t 줄이겠다고 설명했다.
구청별로 매립지와 자원회수시설 반입량을 2013년과 비교해 올해에는 10%, 2016년에는 20% 줄일 것을 통보해 감량에 성공하면 반입수수료를 감면해주고 실패하면 쓰레기 반입을 제한하거나 수수료를 더 받는 방식이다.
또 ‘서울에서 발생한 쓰레기는 서울에서 처리한다’는 원칙에 따라 자원회수시설을 개선해 2017년까지 하루 150t을 처리하고 양주·이천 등 다른 지역의 시설도 공유하기로 했다. 소각과정에서 발생하는 소각재를 재활용하는 시설도 구축한다.
서울시는 “무엇보다 쓰레기 감축은 시민 의식이 동반돼야 하는 만큼 다양한 캠페인과 교육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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