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펜으로 온몸에 낙서”…중3, 1년간 학교폭력 당해

“볼펜으로 온몸에 낙서”…중3, 1년간 학교폭력 당해

입력 2015-01-29 16:02
수정 2015-01-29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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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2명, 머리칼 둥글게 자르고 흙 섞인 눈 먹여

경북 포항의 중학교 3학년생이 1년여간 친구 2명에게서 집단 괴롭힘을 당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피해학생 A군의 어머니가 최근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 ‘아들이 친구들에게 1년간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글을 올리면서 드러났다.

어머니는 “가해 학생들이 칼로 아들의 손을 찌르고 볼펜으로 온몸에 낙서를 하는가 하면 정수리의 머리카락을 둥글게 자른 뒤 잔디에 물을 준다며 물을 뿌렸다”고 주장했다.

또 “흙이 섞인 눈이나 치약, 귤껍질 등을 강제로 먹이는가 하면 화장실에 가둔 채 물을 뿌리고 샤프심을 잘게 부숴 머리에 뿌리기도 했다”고 밝혔다.

특히 “폭력이 2학기부터는 더 심해졌으며 교실창가 커튼 뒤에서 바지를 내리게 한 뒤 돌아가며 음모를 뽑는 등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행동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어머니는 “이제 곧 졸업을 하고 고등학교에 진학하지만 부모로서 등록금을 내고 교복을 사주는 것 말고는 해줄 것이 없다”며 “상처받은 우리 아이가 고통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다시는 이 같은 학교폭력이 일어나지 않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학교 측은 작년 말 사건을 인지하고 진상조사를 벌인 뒤 12월 22일과 26일 두차례에 걸쳐 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열어 가해학생 2명에 대해 출석정지 8일과 학급교체, 서면사과 등의 조치를 했다.

학교 측은 A군이 평소 친구들과 잘 어울렸고 함께 심한 장난도 쳐 학교폭력은 생각도 못했으며 중학교는 퇴학 규정이 없어 최대한의 처벌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 학교 교장은 “조사 결과 대부분의 폭력은 인정되지만 음모를 뽑는 행위는 친구들끼리 함께 게임을 하는 차원에서 했고 피해학생도 문제를 삼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 철저한 관리로 학교폭력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A군 어머니의 고소를 접수해 피해경위 등을 조사해 가해학생 2명을 폭력, 상습협박, 공동폭행 등으로 불구속입건한 뒤 조만간 검찰에 사건을 송치할 예정이다.

한편 이 글은 7만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반드시 처벌해 학교폭력을 뿌리뽑아야 한다’며 경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가족들 힘내세요’라는 위로의 댓글이 달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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