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제과점 상품권으로 병원 홍보…법원 “과당경쟁 유발”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이승한 부장판사)는 상품권 등을 걸고 환자를 유치하려다 의사면허가 일시 정지된 치과의사 A씨가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처분을 취소하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30일 밝혔다.A씨는 2013년 2월 경기도에서 치과를 열었다. 치과는 그해 5월3일∼16일 블로그에 “7세 이하 진료 시 어린이 칫솔세트 증정, 5만원 이상 진료 시 홈플러스 상품권 증정, 인터넷 소개 글 등록하시면 추첨하여 경품 증정 1등 5만원 상품권(1명), 2등 파리바게트상품권(5명)”이란 광고 글을 올렸다.
A씨는 의료법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으나 기소유예됐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올해 3월 A씨가 광고로 환자를 유인했다며 1개월 의사면허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다. 의료법 27조3항은 금품을 통한 환자 유인행위 등을 금지하고 있다.
A씨는 “상품권이 실제 제공되지 않았고 광고 글도 며칠 만에 자진 삭제해 환자 유인행위를 하지 않았다”며 소송을 냈다. A씨는 병원 직원이 독단적으로 광고를 올린 것이며 자격정치는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의료법상 금지되는 금품 제공이라는 수단으로 환자를 유인해 불합리한 과당경쟁으로 의료시장 질서를 근본적으로 해할 가능성이 크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의료법 위반 행위는 일반 국민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관계로 이를 엄격히 규제해야 할 공익상의 필요가 크다”고 말했다. 또 A씨의 주장처럼 직원이 독자적으로 광고를 올렸다기보다는 A씨가 직접 가담했거나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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