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 살상 고의 명백…중형 선고해달라”
검찰은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를 습격해 구속기소된 김기종(55)씨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김동아 부장판사) 심리로 3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살인의 미필적 고의와 북한 주장에 동조한 행위가 분명히 인정돼 엄벌이 불가피하다”며 징역 15년에 자격정지 5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김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살인미수와 외국사절 폭행, 업무방해, 국가보안법 위반이다.
검찰은 “피고인이 주저함 없이 피해자에게 곧바로 달려들어 공격했고 목에 길이 11㎝, 깊이 3㎝의 상처를 낸 것은 칼로 베는 형태가 아니라 내리찍었다는 걸 알 수 있다”며 “공격 의사가 매우 강력했고 살상 가능한 과도를 도구로 선택해 생명이 직결된 부위를 반복해 공격한 것을 보면 살인 고의가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의 중단을 요구할 때 주한 미국대사의 신변을 위협해 가해함으로써 동맹국의 외교사절에 생명의 위험을 발생시켜 동맹관계가 약화할 위험을 초래했다. 이는 다른 어떤 이적동조 행위보다 실질적 위험성이 크고 국가안전에 미치는 영향이 심대하다”며 국보법상 이적동조 행위가 분명하다고 밝혔다.
김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은 한미군사훈련 기간에 강연회에 온 미국 대사를 보고 전쟁훈련이 중단돼야 한다는 자신의 주장을 알리기 위해 대사에게 위해를 가하기로 순간적으로 결심하고 구호를 외치며 과도를 무의식적으로 휘두른 것”이라며 “살인미수죄는 객관적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부당한 공소 제기”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최후진술로 “한미관계 발전방향을 주제로 한 강연회에 미국 대사가 온 것을 보고 우연히 한 행동이다. 행사 전 약간의 소란을 피워 미국 대사가 한미군사훈련에 양심을 가졌으면 해서 설정한 것이지 전혀 (살해를) 의도한 바는 없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올해 3월 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주최 조찬강연회에서 흉기로 리퍼트 대사의 얼굴과 왼쪽 손목 등을 수차례 찔러 상처를 입혀 현장에서 붙잡혔다.
선고 기일은 이달 11일 오전 10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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