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에 매달린채 몸무게 줄이려 소지품 모두 버려”

“배에 매달린채 몸무게 줄이려 소지품 모두 버려”

입력 2015-09-06 14:49
수정 2015-09-06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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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자 가족 증언...”실종자들 살아오기를...”

새벽부터 쌓인 피로와 걱정이 얼굴에 가득했다. 그래도 살아있다는 안도감과 구조되지 못한 다른 이들에 대한 걱정이 목소리에 묻어났다.

5일 오후 제주 추자도 인근에서 낚시 관광객들을 태우고 전남 해남으로 가다가 전복된 낚시어선 돌고래호(9.77t·해남 선적)에 탑승했던 낚시객 생존자가 6일 오전 제주시 한라병원 응급실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5일 오후 제주 추자도 인근에서 낚시 관광객들을 태우고 전남 해남으로 가다가 전복된 낚시어선 돌고래호(9.77t·해남 선적)에 탑승했던 낚시객 생존자가 6일 오전 제주시 한라병원 응급실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돌고래호 생존자 김모(47·부산)씨의 아내 정모(43·여)씨는 6일 오후 제주 한라병원 중환자실 앞에서 “남편이 의사소통은 가능하지만 움직이지는 못하는 상태”라며 “바닷물이 많이 들어가 그런지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하고 온몸에 멍이 나 반창고 같은 것을 붙이고 있다”고 말했다.

청바지에 회색 줄무니셔츠를 걸치고 회색 모자를 눌러쓴 정씨는 병원으로 급하게 달려온 티가 역력했다.

정씨는 “오늘 새벽 4시 50분 해경으로 부터 연락을 받아 배가 전복된 것을 알았다”며 “오전 9시 남편이 살아있다는 연락을 받을 때까지 TV만 계속 보면서 애태웠다”고 전했다.

이어 “TV에서 생존자가 3명이라는 소식이 뜨더니 곧 아들이 그 중 한 명이 68년생이라고 전화를 했다”며 “남편이 태어난 해라 그때부터 어쩌면 살았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품었다”고 그간 심경을 말했다.

전씨는 평소 남편이 낚시를 즐겼으며 이번 추자도행은 지난 7월 여름휴가에 이어 두 번째라고 밝혔다.

그는 “남편은 금요일(4일) 일을 끝내고 함께 일하는 동료 7명과 버스를 대절해 배를 타러 떠났다”며 “평소 통영으로 자주 갔는데 하필 이번에 간 곳이 (추자도)”라고 말꼬리를 흐렸다.

또 “배에 10시간 가량 매달려 있을 때 몸무게를 줄이려 휴대전화나 기타 소지품을 모두 바다로 던져버렸다”며 “처음에 7명이 함께 매달려 있었는데 나중에 4명이 바다로 휩쓸려 나가고 3명만 버티다 어선에 구조됐다고 했다”며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날 오전 10시 35분 부산에서 제주도로 도착한 정씨는 낮 12시 남편과 면회를 한 차례 했으며 오후 5시 두 번째 면회를 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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