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가정집에 휴가 군인 침입 칼부림…2명 사망

새벽 가정집에 휴가 군인 침입 칼부림…2명 사망

입력 2015-09-24 19:33
수정 2015-09-25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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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이 여성 살해 후 동거남에 피살…동거남 상대 수사

휴가 나온 군인이 새벽에 가정집에 침입해 여성을 살해하고, 여성의 동거남이 다시 이 군인을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동거남은 정당방위를 주장하고 있지만 경찰은 일단 이 남성을 살인 혐의로 입건해 조사중이다.

24일 서울 노원경찰서에 따르면 육군 모 부대 소속 장모(20) 상병이 이날 오전 5시 28분께 노원구의 한 다가구주택 1층에 침입해 집주인 양모(36)씨와 흉기로 다투다 숨졌다.

장 상병은 양씨와 몸싸움을 벌이기 전 양씨의 동거녀 박모(33)씨를 흉기로 살해했다.

양씨는 경찰에 “현관 오른쪽 방에서 방문을 닫고 자다가 비명을 듣고 잠에서 깼고, 곧바로 흉기를 들고 방으로 들이닥치는 장씨와 몸싸움을 벌이다 흉기를 빼앗아 장씨를 찔렀다”고 진술했다.

그는 “장씨가 동거녀 박씨가 자는 왼쪽 방으로 가는 것을 보고 뒤따라가다가 거실에 박씨가 죽어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양씨는 애초 장 상병이 흉기를 가져온 것 같다고 진술했으나 경찰이 부엌에서 범행 도구와 같은 종류의 칼을 발견하자 “박씨가 동거하면서 가져온 칼일 수도 있다”고 하기도 했다.

경찰이 신고를 받고 출동했을 때 박씨는 거실에서 복부 등 여러 곳을 찔린 채로, 장 상병은 현관 왼편 작은 방에서 등과 목에 치명상을 입고 숨져 있었다.

양씨는 머리 부분을 다쳐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은 뒤 경찰에 살인 혐의로 입건됐다. 경찰은 양씨의 정당방위 여부를 수사할 예정이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통해 장 상병이 사건이 발생하기 수분 전에 이들의 집에 들어가는 장면을 확인하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장 상병은 22일부터 내달 1일까지 정기휴가를 얻어 나온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양씨는 장 상병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고 진술했다.

경찰은 숨진 박씨와 장 상병의 통신기록을 조회한 결과 두 사람이 최근 한 달간 통화한 기록이 없고 휴대전화에 연락처도 저장이 안 된 것으로 파악돼 서로 모르는 사이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장 상병이 입대 전 사건 현장과 같은 동(洞)에 있는 아파트에 거주한 적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현재 장씨가 우발적으로 들어간 것인지, 아니면 어떤 목적을 갖고 들어간 것인지 여러모로 확인하고 있지만 당사자가 사망했기 때문에 정확한 이유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발견 당시 박씨는 외관상 성폭행을 당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특별히 저항한 정황도 없어 잠을 자다가 갑자기 공격당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장 상병이 집안에서 물건을 뒤진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장씨가 군 생활에서 큰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사건 발생 당시 인근 지역 다른 주택 주민들이 ‘낯선 사람이 문을 두드렸고 문고리에 핏자국이 있었다’고 신고했지만, 경찰은 이것이 이번 사건과 관련이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사건 전 장 상병과 비슷한 복장의 남성이 편의점에서 삼각김밥과 우유를 사먹은 사실을 확인하고 이 남성이 장 상병인지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사망자들의 사인을 확인하고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범행에 쓰인 흉기와 부엌에 있던 같은 종류의 칼도 국과수로 보내 분석을 의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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