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계란’ 설 앞둔 소비자 근심…무관세 수입란 ‘해결사’ 될까

‘金계란’ 설 앞둔 소비자 근심…무관세 수입란 ‘해결사’ 될까

입력 2017-01-03 17:09
수정 2017-01-03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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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산 개당 270원으로 만만치 않아…300원대 급등 막는 임시방편 그쳐병아리 키워 계란 얻는데 10개월 소요…추석 이후에나 가격 진정될 듯

조류 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후 산란계가 대거 살처분되면서 계란이 금값이 됐다.

AI가 터진 작년 11월 16일 5천678원이었던 30개들이 특란(중품) 소매가가 40여 일만인 지난 1일 8천251원으로 45.3%(2천573원) 올랐다. 개당 275원꼴이다.

기획재정부는 3일 치솟는 계란값 안정을 위해 계란·계란가루 수입과 관련한 대책을 내놨다. 관세율이 8∼30%인 신선란·계란가루 등 8개 품목 9만8천t을 4일부터 무관세로 수입하도록 허용한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농림축산식품부도 계란 수입에 드는 비싼 항공 운임의 절반가량을 지원하겠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부의 이런 대책이 국내 계란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을지가 관심의 대상인데 대체적으로 계란값의 ‘무한 상승’을 막기 위한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항공 운임 50%를 정부가 지원해도 수입 계란의 국내 판매가격은 개당 300원 이상 된다. 수입 계란은 개당 270원꼴인 국내산 계란값이 지금보다 10% 이상 올라야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정부가 내놓은 계란 파동 대책은 국내산 계란값을 진정시키려는 근본대책이라기보다 300원대 이상으로 급격히 오르지 못하게 가격을 묶어 놓으려는 고육지책이란 분석이 나온다.

소비자가 계란을 저렴하게 살 수 있도록 가격을 끌어내리는 해결책은 될 수 없다는 얘기다.

농림부 관계자는 “무관세 조치나 항공 운임 지원은 계란값이 천정부지로 뛰는 것을 막기 위한 한시적 조치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계란값이 평시와 같은 5천원대로 떨어지려면 AI의 조속한 종식과 산란계 농장 재입식이 시급하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AI가 당장 종식돼 산란계 농장 재입식이 이뤄진다고 해도 평상시와 같은 양의 계란 출하는 추석 이후에나 가능하다.

살처분이 이뤄진 산란계 농장의 경우 재입식 절차를 밟는데 4∼5개월은 족히 걸린다.

게다가 재입식이 이뤄진다고 해서 계란값의 즉각적인 안정화를 기대할 수는 없다. 닭은 부화한 지 24주 때부터 알을 날기 시작하는데, 입식 절차와 사육 기간을 감안하면 10개월가량 지나야 비로소 계란 생산이 가능하다.

3일 오전 0시까지 살처분된 가금류는 3천33만 마리로, 이 가운데 산란계는 131개 농가, 2천245만 마리에 달한다.

AI가 시작되기 전인 작년 10월 사육되던 산란계(6천985만2천 마리)의 32%에 달하는 규모다. 이들 농가가 정상 가동돼야 계란값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게 된다.

지난달 말 20만 마리의 산란계를 살처분한 충북 진천의 한 농장주는 “재입식 후 계란까지 생산하려면 하세월”이라며 “올겨울에 AI가 또 터진다면 축사를 짓는 데 든 빚을 갚지도 못한 채 부도가 날 수밖에 없다”고 푸념했다.

그런 만큼 병아리를 빨리 들여와 키울 수 있도록 신속한 재입식을 지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키웠다.

서민들의 걱정도 설이 다가오면서 더 커지고 있다. 일부 야채 가격이 인상된 데다가 계란값이 지속해 상승하는 등 식탁 물가가 들썩이고 있다.

청주에 거주하는 가정주부 김모(45)씨는 “마트에 장을 보러 가면 계란에 선뜻 손이 가지 않을 정도로 생활이 쪼들리는 듯한 기분마저 든다”며 “설 제수를 준비하는데 얼마를 준비해야 할지 지금부터 걱정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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