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조실장 당시 총괄 의혹 제기됐지만 본인은 부인…지시·작성경위 조사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총괄 담당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송수근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이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특검사무실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 받기 위해 들어오는 도중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강성남 선임기자 snk@seoul.co.kr
강성남 선임기자 snk@seoul.co.kr
특검팀은 이날 오후 1시 55분께부터 송 차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송 차관은 ‘블랙리스트 관리를 총괄했다는 의혹이 사실이냐’, ‘건전콘텐츠 TF의 정확한 업무가 무엇이었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다만 “오늘 여기 조사를 받으러 온 것이니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 숨기거나 더하거나 빼는 것 없이 사실대로 설명하겠다”고 말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특검팀은 송 차관을 상대로 현 정권에 비판적인 문화·예술인들을 걸러내고자 작성된 것으로 알려진 블랙리스트가 만들어진 경위와 지시한 사람이 누구인지, 그가 블랙리스트 인물과 관련 사업을 관리했다는 의혹 등을 캐묻고 있다.
송 차관은 2014년 10월부터 문체부 기획조정실장으로 ‘건전콘텐츠 TF’ 팀장을 맡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총괄 담당했다는 의심을 샀다.
특검팀은 그가 차관으로 임명되기 전인 지난달 26일 문체부 사무실 등을 전방위 압수수색할 때 송 차관의 휴대전화도 압수했다.
임명 이후 블랙리스트 관여 의혹이 제기되자 송 차관은 “블랙리스트를 본 적이 없고, 관리를 총괄한 바도 없다. 관련 사항을 조치하거나 지시한 적도 없다”고 부인한 바 있다.
그는 정관주 전 1차관이 청와대 정무수석실 국민소통비서관 재직 당시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여했다는 의혹에 휩싸여 사임하면서 지난달 30일 후임 1차관에 임명됐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처음으로 단행한 차관 인사로 관심을 끌었다.
현직 문체부 1·2차관을 모두 불러 조사한 특검팀은 조만간 조윤선 문체부 장관을 소환할 방침이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도 리스트 작성을 지시했다는 의혹 속에 수사선상에 올라있다.
두 사람은 작년 12월 초 문화예술단체로부터 나란히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고발됐다.
특검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전날 브리핑에서 ‘김 전 실장과 조 장관이 블랙리스트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게 되느냐’는 질문에 “소환할 때 밝히겠다”면서도 “양쪽 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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