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률 “부당해고 생각 못했다” 답변에 재판관 “靑수석이…”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이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노태강 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 등의 좌천 인사를 문화체육관광부에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다만 박 대통령의 지시를 승진 인사 취지로 이해했다고 주장해 논란을 불렀다.

김 전 수석은 19일 오전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박 대통령 탄핵심판 7차 변론에서 노 전 국장의 인사와 관련해 “대통령의 정확한 언급이 뭐였나”라는 이진성 재판관의 질문에 “제 기억으로는 ‘문체부에 노태강·진재수가 있는데 적절한 시점에 승진시켜서 산하단체 임원직으로 보임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답변했다.

이들의 인사를 박 대통령이 지시했다는 구체적인 증언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 전 국장과 진재수 전 체육정책과장은 2013년 5월 청와대 지시에 따라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출전한 승마대회의 판정 시비를 조사했다. 그러나 조사 결과에 만족하지 않은 최씨 측이 박 대통령에게 얘기를 전했고 박 대통령이 이들을 ‘나쁜 사람’으로 지목해 문체부 산하단체로 좌천 인사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김 전 수석은 이들의 인사가 ‘좌천 인사’인 줄 몰랐느냐는 이 재판관의 질문에는 “대학에서는 부속기관장이나 임원은 요직으로 생각하고 있었고, 공무원에 있어서도 산하단체 임직원도 승진 케이스로 생각해 지시사항을 장관에게 전달했다”고 답변했다.

이에 이 재판관은 인사 발령 사유에 관해 조사를 지시하거나 확인해 본 적이 있는지를 물은 뒤 “그 당시에는 부당한 해고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라는 답변을 듣자 “공무원을 산하단체로 보낸다는 것이 퇴직시킨다는 뜻인지도 몰랐나. (청와대) 수석이 그것도 몰랐나”라며 질책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