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 차관 “검정교과서, 다양한 의견 수용…교육현장 혼란 사과”

이영 차관 “검정교과서, 다양한 의견 수용…교육현장 혼란 사과”

입력 2017-01-31 13:40
수정 2017-01-31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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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는 검정 역사·한국사 교과서에서 그간 논란이 됐던 ‘대한민국 수립’ 외에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라는 표현을 쓸 수 있도록 한 것은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수용한 것이라고 31일 밝혔다.

새 국정교과서는 예정대로 올해부터 연구학교에서, 검정교과서는 2018년부터 일선 학교에서 교재로 쓰도록 할 계획이라고 교육부는 덧붙였다.

이 영 교육부 차관은 다만, 국정교과서 문제로 교육현장과 각계에 혼란이 있었던 점에 대해 의사결정 과정에 있었던 사람으로서 사과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영 차관과 금용한 역사교육정상화추진단장, 진재관 국사편찬위원회 편사부장과의 일문일답.

--편찬기준과 달리 집필기준에서 ‘대한민국 정부 수립’ 표현을 허용한 이유는.

▲ 이 영 교육부 차관) 의견수렴 과정에서 가장 많이 제시된 것이 이 부분에 대한 논쟁이었다. 의견이 다양해서 어떤 한 의견을 따라가기 쉽지 않아 다양한 의견을 수용하는 차원에서 검정교과서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라는 표현이 가능하도록 편찬 유의점을 정했다. 대한민국이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고, 한반도에서 정통성을 가진 (유일한) 정부라는 것이 기술된다면 그것이 국민이 원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표현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더라도 교육과정 개정은 필요하지 않다.

▲ 금용한 역사교육정상화추진단장) 검정교과서에서는 (‘대한민국 수립’이라는 표현과 병기하지 않고 ‘대한민국 정부 수립’ 표현만) 단독으로 사용해도 된다. 다만, 이런 표현과 관련해 다양한 견해가 있다는 점을 함께 제시해주기를 저희는 바라고 있다.

--‘대한민국 수립’ 표현과 관련해 많은 논란과 혼란이 있었다.

▲ 이 영)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던 시기도 있었고, ‘대한민국 수립’ 표현을 사용했던 시기도 있었다. 뭐가 맞느냐는 논의는 최근에 불이 붙었다. 국민의 시각에서 봤을 때 ‘대한민국 정부 수립’ 또는 ‘대한민국 수립’ 표현은 아주 중요한 것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 비전문가로서의 저의 솔직한 생각이다.

-- 국정화 방침을 되돌리는 것인가. 그간의 혼란에 대한 사과도 필요하다.

▲ 이 영) 하나의 교과서만 쓰겠다는 취지 자체는 없어졌다고 보면 된다.(사과가 필요하다는) 취지에 동의한다. 어찌 됐든 교육부가 중요한 결정을 하는데 포함돼 있던 사람으로서 사과드린다는 말을 하고 싶다. 미래 세대에게 역사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역사관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저도 하고 있다.

-- 연구학교에서 현장적용이 잘 될 것으로 보나.

▲ 이 영) 연구학교 신청 여부는 단위학교의 자율성에 달린 문제다. 다양성에 대한 의견을 열심히 수용하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이런 취지에 공감하면서 단위학교에서도 같이 움직여주시기를 부탁드린다. 시·도 교육청도 계속 설득하겠다.

▲ 금용한 단장) 교육부에서는 법률적인 대응 같은 부분은 신중히 하려고 한다. 교육부나 시·도 교육청이나 역사 교육을 올바르게 하자는 취지는 같으므로 또다른 갈등을 야기하기보다는 최대한 교육청과 협의하는 방향을 택하겠다.

-- 국회에 계류된 국정교과서 금지법이 통과된다면 다시 혼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이 영) 법사위에 상정된 특별법이 발의됐을 때와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 역사교과서를 국정화하는 상황에서 발의됐던 법인데 그간에 많은 국민이 강하게 의견을 주셨고, 이를 수용했다. 지금 국·검정 혼용 체제로 가는 상황에서 오히려 국정교과서가 선택 가능한 교과서 가운데 하나로 사용된다면 교과서의 다양성을 보장하라는 법의 최초 발의 취지는 이루어진 것이고, 오히려 국정교과서를 못 쓰게 하는 것이 법 취지와 반대로 가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이 고려되었으면 한다.

-- 대학수학능력시험에는 어떻게 반영되나.

▲ 금용한) 집필기준은 교과서를 만드는데 필요한 가이드라인 성격이고 수능은 성취기준을 바탕으로 출제되는데 이는 별도로 정해진다. ‘대한민국 수립’이라는 표현이 수능에 나오느냐, 나오지 않느냐는 당장 말하기 어렵다.

-- 개정 교육과정 적용을 연기할 계획은 없나.

▲ 금용한 단장) 검토한 적 없다. 개정 교육과정 적용 시점을 연기하면 현장에 큰 혼란이 있을 것이다.

-- 최종본에서 박정희 정권에 대한 서술 내용과 분량에 거의 변화가 없다.

▲ 진재관 국사편찬위원회 편사부장) 박 전 대통령 관련 내용은 공에 해당하는 내용과 과에 해당하는 내용이 고르게 들어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분량을 조정하는게 쉽지 않았다. 집권 기간이 18년으로 다른 대통령에 비해 상대적으로 길기도 하다. 검정교과서에도 박 전 대통령 내용이 적지 않기 때문에 국정이 검정에 비해 내용이 지나치게 많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 유신과 경제발전을 연관지어 미화시키지 않았는가.

▲ 진재관) 유신이 경제발전의 토대가 됐다는 의도를 갖고 집필하지는 않았다. 동일 시대의 정치·경제·사회·문화를 종합적으로 이해하다 보면 유신과 경제발전이 같은 시대에 들어간다. 교사용 지도서나 다양한 자료를 바탕으로 이런 부분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장에서 선생님들이 잘못된 의도를 갖고 가르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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