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아이돌 사칭 ‘연예인 지망’ 친구 농락…2천610만원 뜯어내

유명 아이돌 사칭 ‘연예인 지망’ 친구 농락…2천610만원 뜯어내

입력 2017-05-22 15:01
수정 2017-05-2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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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남친’이 다치는 것 보고 싶지 않으면 나체 사진 보내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유명 아이돌 멤버를 사칭해 연예인을 지망하는 친구를 수년 동안 농락한 10대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이 여성은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친구인 피해자에게 SNS로 나체 사진을 찍어 보내라고 한 뒤 그 사진으로 협박해 돈을 뜯어내는 등 3년여 동안 무려 2천610만원을 뜯어낸 것으로 드러났다.

대전지방법원 형사3단독 김지혜 부장판사는 강요·공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21·여)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A씨는 고등학생 때인 2013년 3월 연예인 지망생인 친구 B씨에게 “대형 연예기획사에 연습생으로 있는 친구 C씨를 연결해 주겠다”고 한 뒤 SNS 상으로 마치 자신이 C씨인 것처럼 속이고 B씨에게 접근했다.

B씨는 SNS 속에서 C씨 한테서 유명 아이돌 남성·여성 멤버를 차례로 소개받았고, 급기야 남성 아이돌 멤버와는 사귀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C씨와 유명 아이돌 멤버들은 모두 A씨가 만들어낸 가공의 인물인 데도 B씨는 속아 넘어갔다.

2014년 3월 초 오후 8시께 A씨는 여성 아이돌 멤버를 사칭해 SNS로 B씨에게 “남성 아이돌 멤버가 다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으면 나체 사진을 보내라”고 협박해 받아냈다.

2015년 2월에는 SNS로 같은 수법으로 “60만원을 A씨의 집 우유 주머니에 넣으라”고 겁을 줘 받아 챙겼다.

그해 11월에는 “1천500만원을 보내지 않으면 나체 사진을 유출하고 주변 사람들을 다치게 하겠다”고 겁을 줘 4차례에 걸쳐 1천500만원을 받아내기도 했다. 지난해 3월에는 “800만원을 보내지 않으면 남성 아이돌 멤버의 부모님 장기를 팔아 돈을 취하겠다, 평생 노래 부르지 못하겠다”고 협박하는 등 모두 6차례에 걸쳐 2천61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김 부장판사는 “신뢰관계를 배신하고 제3자를 가장해 친구인 피해자에게서 약점을 이용해 금전을 갈취했다”며 “범행 기간과 수법 등에 비춰 그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초범이고, 범행을 모두 자백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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