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국가직무능력표준 채용 도입
채용 과정 직무 적합성 최우선… 신입 연령 33세→29.8세로 줄어하반기부터 블라인드 채용 연계
박칠규 한국산업인력공단 NCS개발팀장
2015년 공채에서 NCS를 전면 도입한 한국지질자원연구원도 큰 변화를 맞았다. 2014년 공채에서는 연구직 신입사원 17명 전원이 박사 학위자였지만 다음해 공채에서는 연구직 9명 중 5명이 석사 학위자였다. 공인영어성적을 요구하지 않자 합격자 토익 점수가 평균 903점에서 717점으로 하락했다. 지질자원연구원 관계자는 “학점이 낮거나 영어 성적이 없어도 직무능력만 맞으면 합격할 수 있도록 했더니 신입사원 평균 연령이 33.3세에서 29.8세로 줄고 허수 지원자가 크게 줄었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공공기관에 전면 도입하는 블라인드 채용에 NCS를 연계한다는 방침이다. 블라인드 채용 때문에 공백으로 남는 스펙 입력란을 국가가 인정하는 직무능력으로 채워 넣는다는 것이다. 입사지원서에는 대학에서 직무와 관련해 배운 내용과 직업훈련 경험 등을 채우도록 한다. ‘졸업 대학도 능력’이라는 일각의 비판을 정면 돌파하려는 포석이다.
박칠규 산업인력공단 NCS개발팀장은 “‘학력을 모두 가린다면 대체 무엇으로 평가할 것이냐’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데 이것을 실직적인 능력으로 채워 넣겠다는 것”이라며 “직무기술서 등을 통해 해당 기업에서 어떤 성과를 낼지, 미래 성장 가능성이 있는지를 판단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롯데, GS리테일 등이 최근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하는 등 NCS 중심의 채용은 공공기관에서 민간기업으로 급속히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NCS는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인력 양성에도 필수요소로 꼽힌다. 고용노동부는 최근 소형무인기, 바이오의약품, 로봇지능개발, 가상현실, 정보보호 등 26개 미래 유망 분야에 대한 NCS 개발을 완료했다. 박 팀장은 “4차 산업혁명을 앞당기려면 전문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해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표준화된 방법이 없었다”며 “NCS가 4차 산업혁명 인력 양성의 지침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2017-07-1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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