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입고 도로에 방치된 수리부엉이 경찰이 구조

상처 입고 도로에 방치된 수리부엉이 경찰이 구조

입력 2017-08-27 15:33
수정 2017-08-27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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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입구에서 야생 부엉이가 못 날아가고 있어요. 도로변이라 위험해 보여요.”

상처를 입고 도로변에 쓰러진 멸종위기종 수리부엉이가 경찰에 의해 구조됐다.
구조된 멸종위기 수리부엉이
구조된 멸종위기 수리부엉이 부상을 당한 채 도로변에 쓰러진 멸종위기종 수리부엉이가 경찰에 의해 구조됐다. 전남 화순경찰서는 지난 24일 오전 전남 화순군 동면 천덕터널 인근 도로변에서 부상당 수리부엉이를 발견, 구조했다. 사진은 수리부엉이를 어두운 환경에 두기 위해 빛이 들지 않는 종이상자에 담는 모습.
전남지방경찰청 제공=연합뉴스
전남 화순경찰서 동면파출소 박정환(48) 경위와 유명인(45) 경사는 지난 24일 오전 11시께 112종합상황실로부터 “화순군 동면 국도22호선 천덕터널 입구 도로변에 야생 부엉이가 방치돼 있다”는 출동 지령을 받았다.

현장에 도착한 박 경위와 유 경사는 터널 100m 앞 도로변 풀밭에서 큰 물체를 발견했다.

동물 사체 같았던 부엉이는 이들 경찰관이 다가서자 갑자기 날개를 퍼덕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날갯짓을 크게 하지 못했다. 좀체 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다리도 절뚝거렸다.

박 경위와 유 경사는 부엉이를 파출소로 옮겨온 뒤 동물 치료기관 등을 알아보기 위해 상황실에 구조사항을 보고하고 인터넷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자신들이 구조한 부엉이의 외형은 포털사이트 화면에 나온 천연기념물 수리부엉이와 닮아 있었다.

수리부엉이는 1982년 천연기념물 제324호로, 2012년에는 멸종위기야생동식물 2급으로 지정됐다.

야행성 조류인 수리부엉이는 몸을 움직이지 않고도 좌우 270도까지 고개를 돌릴 수 있을 정도로 목뼈가 발달했고, 시·청각 능력도 우수하다.

박 경위와 유 경사는 지역 동물구조협회에 전화를 돌렸고, 전남야생동물보호센터로부터 수리부엉이를 치료할 수 있는 수의사와 시설이 있다는 답을 들었다.

다친 부엉이를 어떻게 보살펴야 할지 몰라 당황했던 이들 경찰관은 센터 관계자의 조언대로 커다란 종이상자에 부엉이를 담아 주변을 캄캄하게 만들어 주었다. 부엉이가 불안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였다.

수리부엉이는 야생동물보호센터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완쾌되면 전에 살던 천덕터널 인근 야산에 다시 방생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경위는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한다”며 “양쪽 날개 길이가 사람 키만 하던데 날지를 못하니 안쓰러웠다. 빨리 나아서 다시 자연에서 비상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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