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6개월 만에 장제비로 지원
복지부 사전 조사 외면 탁상행정국회 양승조(더불어민주당 의원) 보건복지위원장이 10일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장기·인체조직 기증 현황 자료를 보면 올 1~8월 인체조직 기증 건수는 94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204건보다 53.9% 줄었다. 복지부가 지난 2월 1일 인체조직 기증에 대한 위로금(180만원)을 폐지하면서 기증 수가 급감한 것이다.
한국장기기증원에서 2015년 1월부터 1년간 뇌사 장기 기증에 참여하는 의료진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91%가 지원금 중단에 따라 기증률이 감소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복지부는 지난 2월 장기 기증 위로금(180만원)도 폐지하면서, 기존 장제비는 두 배(360만원)로 올렸다. 장기 기증의 급격한 감소를 막겠다는 게 복지부의 취지였다. 그 결과 장기 기증 건수는 올 8월까지 353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93%(1~8월 378건)를 유지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복지부는 지난 8월 18일 장기를 기증하고 인체조직까지 기증한 사람에 한해 장제비 180만원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위로금은 폐지했지만, 장기 기증처럼 편법을 동원한 셈이다. 인체조직 기증은 사망 후 24시간 이내에만 가능한데, 뇌사 상태의 장기 기증자가 인체조직까지 기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양 위원장은 “언론의 지적이 일자 깊은 검토 없이 인체조직 기증 위로금을 없애 장기 기증이 큰 폭으로 줄었다“며 “이는 전형적인 탁상행정으로, 한번 떨어진 기증률을 다시 높이려면 더욱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2017-10-1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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