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리스트 의혹’ 김기춘 피의자 조사…박근혜 조사 수순

‘화이트리스트 의혹’ 김기춘 피의자 조사…박근혜 조사 수순

김태이 기자
입력 2017-12-20 10:08
수정 2017-12-20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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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김기춘·조윤선 추가 기소 방침…보수단체 69억 지원 관여 혐의

문화예술인 지원 배제 명단(블랙리스트) 의혹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이번엔 보수단체 불법 자금 지원(화이트리스트) 의혹으로 새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양석조 부장검사)는 20일 오전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 중인 김 전 실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김 전 실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요구해 수십 개 보수단체에 총 69억원을 지원하도록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를 받는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6일 보수단체 지원의 실무 책임자 격인 허현준 전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실 행정관을 구속기소하면서 공소장에 김 전 실장과 조윤선 전 정무수석을 공범으로 적시했다.

검찰은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가 정권 지지 세력을 육성하고 비판 세력을 위축시킬 목적으로 블랙리스트와 화이트리스트를 동시에 관리한 것으로 의심한다. 블랙리스트와 화이트리스트 사건이 사실상 동전의 양면과 같은 성격을 띤다는 것이다.

앞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 결과, 김 전 실장은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에게 “정권이 바뀌었는데 좌파들은 잘 먹고 사는 데 비해 우파들은 배고프다, 잘 해보라”고 언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김 전 실장의 인식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김 전 실장은 이날 검찰 조사에서 당시 자신의 행위가 정무적 판단에 따른 것이지 불법 행위의 의도는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전날 서울고법 형사3부(조영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블랙리스트 사건 항소심 결심공판 최후 진술에서도 “북한과 종북 세력으로부터 나라를 지키는 것이 공직자의 사명이라고 생각해 왔다”면서도 “제 생각이 틀린 생각은 아니라고 믿지만, 북한 문제나 종북 세력 문제로 인한 위험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허 전 행정관 구속기소, 조 전 수석 소환 조사에 이어 이날 김 전 실장 조사까지 이뤄지면서 검찰의 화이트리스트 의혹 수사는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검찰은 조만간 박근혜 전 대통령 조사 준비에 본격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도 보수단체 불법 지원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달 중 박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해 40억원대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의혹과 함께 화이트리스트 개입 의혹을 조사할 방침이다.

법조계에서는 박 전 대통령, 김 전 실장, 조 전 수석 등이 국정원의 특활비 청와대 상납 의혹과 화이트리스트 의혹 사건으로 추가 기소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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