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처 놀이터에서 아이들과 발만 동동
맞벌이 부부들은 아이 데리고 출근
“8월 문제제기 있었는데 방치하다 사고”
아이들은 “내일 친구 못만나서 싫어요”
50m 거리 초등학교 학생들 불안에 조퇴도
흙더미에 나뒹구는 유치원 놀이용품
“미끄럼틀이랑 호랑이 목마가 다 무너졌어요.”
“우리 내일도 유치원 못 가요?”
6일 저녁 서울 도작구 상도 유치원 건물 일부가 기울어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학부모들과 유치원생들은 7일 오후까지도 추가 사고를 우려하며 불안에 떠는 모습이었다. 전날 밤과 오전에 사고 소식을 전해들은 학부모와 아이 30여명은 근처 놀이터에서 대기하며 유치원 측의 후속 조치를 기다리고 있었다.
유치원이 무너지면서 당장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진 학부모들은 발을 동동 굴렀다. 학부모 김모(38)씨는 “8월에 안전문제가 있었고 민원도 넣었는데 미리 대처하지 않고 사건이 터지고 난 다음에 뭘 하겠다고 하는 게 답답하다”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아이를 앞으로 6개월 정도 더 유치원에 보내야 하는데 남은 기간은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면서 “아이들이 이때까지 받은 교육이 무산되는 것도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자녀 두명이 이 유치원에 다니는데 큰 아이는 다른데 맡겼다”면서 “일단 최소한 또래별로라도 모아서 다른 곳으로 보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구청에 전달하려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10일부터 돌봄대상인 종일반 원아 58명을 상도초등학교 돌봄교실에서 당분간 수용하고, 그 외의 원아는 인근 시설에 나눠서 보낼 방침이다. 일부 맞벌이 학부모는 오전에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길 수 없자 아이들을 아예 직장으로 데리고 출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도 기울어진 유치원을 지켜보며 불안해했다. 7살 김 모양은 “뉴스로 봤는데 너무 무서웠다”면서 “친구들이랑 같이 타던 사자 목마는 뒤집히고 호랑이는 벽돌에 갇혀버렸다”면서 “내일도 친구들을 못 만나는 게 싫다”고 했다. 인근 주민들은 “밤에 그랬길 천만 다행”이라면서 “건물이 무너지면 주변 건물도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빨리 조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대편도 심각한 균열
김정화 기자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