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세종병원 법인이사장 징역 8년 선고…사무장병원 인정

밀양 세종병원 법인이사장 징역 8년 선고…사무장병원 인정

김태이 기자
입력 2019-02-01 15:47
수정 2019-02-01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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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집행유예·벌금형…일부 유족 “재판 결과 참담하다”

41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밀양 세종병원 화재현장. 밀양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41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밀양 세종병원 화재현장. 밀양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159명의 사상자를 낸 경남 밀양시 세종병원 화재와 관련해 병원 법인이사장 손모(56)씨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가 적용돼 징역 8년에 벌금 1천만원이 선고됐다.

창원지법 밀양지원 형사부(심현욱 부장판사)는 1일 오후 손 씨 등 세종병원 화재 사건 관련 피고인들에 대한 공판에서 이같이 선고했다.

병원 총무과장이자 소방안전관리자 김모(38)씨에 대해서는 소방안전 의무를 소홀히 해 인명피해를 발생한 책임을 물어 금고 2년에 집행유예 3년, 병원 행정이사 우모(59)씨에 대해 금고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각각 선고했다.

병원장 석모(53)씨에 대해서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이외에 당직·진료를 대신하는 ‘대진 의사’들이 자신의 이름으로 처방전을 작성하도록 한 혐의(의료법 위반)를 적용,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효성의료재단에 대해선 벌금 1천500만원을 선고했다.

또 보건소 공무원 김 모씨 등 2명에게는 각각 벌금 1천5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손 피고인 등이 운영한 병원은 불법 증·개축을 하며 내화·방화설비나 장치 없이 화재에 매우 취약한 상태에서 치매나 중증 환자들을 입원시켜 화재 시 대규모 인명피해가 예상됐다”며 “화재 시 유독가스가 확산되는데도 당직 인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신속 대피를 못 해 의료진과 환자 등 47명이 죽고 112명이 다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특히 환자 일부가 신체 보호대에 묶여 대피가 늦어 피해가 확대된 점에 의료재단과 병원 측 책임이 크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손 이사장이 의료인이 아님에도 병원을 개설해 의료인을 고용, 요양급여 145억원을 가로챘다는 등 ‘사무장병원’으로 경영된 점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우모 행정이사의 의료법 위반 부분만 무죄로 판단하고 나머지 기소 내용 모두를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다만 유족 대부분과 합의를 했고 합의하지 못한 유족에 대해선 시가 대신 보상을 진행한 점 등을 고려해 형량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검찰은 지난해 12월 병원 법인이사장 손모(56)씨에 대해 징역 12년에 벌금 1천만원을 구형했다.

또 병원 소방안전관리자 김모(38)씨에 대해 금고 3년을, 병원 행정이사 우모(59)씨에 대해서는 징역 5년 및 벌금 500만원을 각각 구형했다.

병원장 석모(53)씨에 대해서는 징역 3년을 구형한 바 있다.

이날 재판을 지켜본 한 유족은 “단 한 사람만 징역 8년으로 구속이 유지됐고, 나머지는 모두 집행유예라니 참담하다. 정말 법치국가가 맞는지 의문스럽다”고 반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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