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씨의 부모 살인사건 피의자 김모(34)씨가 20일 오전 경기도 안양 동안경찰서에서 강도살인 혐의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호송되고 있다. 2019.3.20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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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경찰과 이 사건 공범 중국 동포 A(33)씨의 지인 등에 따르면 사건 당일 밤 중국 칭다오로 달아난 A씨는 최근 “우리는 하지 않았다. 억울하다”는 메시지를 중국판 카카오톡인 웨이신을 통해 국내에 있는 지인에게 보냈다. A씨는 “경호 일을 하는 줄 알고 갔다가 일이 벌어진 것”이라면서 “생각지도 못한 사건이 발생해 황급히 중국으로 돌아왔다”는 취지의 말했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A씨의 메시지에는 경찰관을 사칭해 이씨 부모가 사는 집 안으로 들어갔다는 침입 경위에 대한 설명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행위를 명확히 표현하지 않았으나 행간으로 미뤄볼 때 ‘살인 행위’에 대해 부인하는 진술로 추정된다.
하지만 A씨의 메시지 내용은 유일하게 검거된 피의자 김씨는 “A씨를 비롯한 공범들이 이씨의 아버지를 둔기로 내려치고 이씨 어머니의 목을 졸랐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A씨 등을 고용했으나 범행 계획만 세웠을 뿐 살해는 공범들이 주도했다고 상반된 진술한 것이다.
경찰은 이미 출국한 A씨에 대한 경위조사가 불가능하지만 A씨의 메시지를 바탕으로 이번 사건을 푸는 데 도움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지난 21일 김 씨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해 김씨가 범행 당시 신었던 혈흔 묻은 신발과 피해 차량 키 등을 압수했다.
이날 오전부터 변호인 입회 아래 김씨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인터폴 적색수배를 통해 중국 공안이 A씨 등의 신병을 확보하면 국제사법공조를 거쳐 이들을 국내로 송환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김씨는 A씨 등 3명을 고용해 지난달 25일 오후 안양시 소재 이 씨 부모의 아파트에서 이씨의 아버지(62)와 어머니(58)를 살해하고, 5억원이 든 돈 가방을 강탈한 혐의로 구속됐다. 그는 두 사람의 시신을 각각 냉장고와 장롱에 유기하고, 범행 이튿날 오전 이삿짐센터를 통해 이 씨 아버지의 시신이 든 냉장고를 평택의 창고로 옮긴 혐의도 받는다. A 씨 등은 사건 당일 오후 6시 10분께 범행 현장에서 빠져나와 항공권 3매를 예약하고 인천공항을 통해 중국 칭다오로 출국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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